사립전문대들이 실험·실습기자재 구입비로 정부가 지원한 돈을 에어컨이나 다리미 구입비, 교수회의비 등 엉뚱한 용도로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13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전국 145개 사립전문대에 대해 1998∼99년 국고지원금 사용실태를 감사한 결과 전체의 31%나 되는 45개대에서 125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위반사례는 대부분 보조금을 사무실 비품이나 소모품 구입 등 당초 목적과 달리 사용한 경우였다.
대천대는 「자동차 생산기술 공동실습 특성화사업」을 명분으로 지원비를 받아 책상, 의자, 에어컨 구입 등에 4억4,200만원을 썼다. 연암축산원예대는 「행·재정 효율화 특성화 사업」과는 무관하게 버섯종균 실험실 개축 등에 8,250만원을 썼다.
신성대도 「한국형 직업교육 특성화」라는 목적과는 달리 컴퓨터와 도서 구입에 3억2,158만원을 썼다. 두원공과대는 5,080만원을 교수회의비 등으로 전용했고 부천대는 무인검색시스템 등을 구입하는 데 8,335만원을 전용했다.
심지어 대학 구조조정 지원비를 건물 방수보수비(공주영상대 4,573만원)로 쓰거나 사무용 PC를 구입(순천청암대 4,000만원)하기도 했다.
유형별 적발건수는 구매계약 49건, 집행과정 33건, 목적외 사용 26건, 사후관리 11건, 대응투자 6건 등이었다.
교육부는 해당 대학에 대해 경고·시정·개선명령 등의 처분을 내리는 한편 책임자를 징계토록 통보하고 이번 결과를 재정지원에 반영키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기자재 구입비 등으로 사립전문대에 모두 1,426억원을 지원했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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