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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광주…닦이지 않는 눈물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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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광주…닦이지 않는 눈물자국

입력
2000.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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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작가 송기숙(65·사진)씨의 새 장편 「오월의 미소」(창작과비평사 발행)는 분노와 부끄러움에서 나온 문학이다. 스스로를 『광주항쟁에 족쇄가 채워진 꼴』 이라 말하는 그가 쓴 광주항쟁의 해원(解怨)을 위한 이야기이다. 안두희 살해범 박기서씨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채 교도소에 있는데, 그 순간에 광주항쟁의 가해자들은 대선의 와중에서 사면돼 독립투사라도 된듯이 당당하게 교도소를 나오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쓴, 「현실의 뒷전에서 거세게 고개를 젓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5·18연구소에 관여하는 주인공 정찬우는 재수생 신분으로 광주항쟁에 참가했다가 실수로 한 여자를 쏜 뒤 계속 악몽에 시달린다. 그의 첫사랑 미선은 공수단에 능욕당해 아이까지 낳고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언니 영선을 돌보느라 자신의 인생을 포기해야 했던 여자다. 정찬우는 5·18 당시 공수단 장교였던 한 인물의 익사사건에 휘말리고, 이 무렵 영선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작가는 이런 줄거리를 통해 광주항쟁의 총체적 면모를 드러내며 그것이 일회적이고 지나간 사건, 이제 역사의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할 사건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현실을 규정짓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임을 보여주려 한다. 송씨는 광주항쟁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후에는 현대사사료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항쟁에 참여한 700여명의 구술을 정리하는 작업을 한 경험을 그대로 살려 이번 작품을 썼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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