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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습·격·사·건

입력
2000.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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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 지게차와 트럭 등 중장비를 대거 동원, 수출품 제조공장을 덮쳐 생산기계 등을 몽땅 뜯어내 달아난 초유의 「공장 통째털이」 사건이 발생했다.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새벽4시께 철야조업중이던 경남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자동차 부속품 제조공장인 정원기계(대표 원경연·40)에 떼강도 12명이 지게차 2대와 4.5톤 트럭 5대를 몰고 들이닥쳤다.

이들은 저항하는 공장직원 원모(36)씨 등을 쇠파이프 등으로 무차별 폭행, 사무실에 감금한 뒤 기계설비를 뜯어내 지게차를 이용, 공장 밖에 세워둔 트럭에 옮겨 실었다. 이들은 이어 특수공구와 완제품 등 공장 안에 있던 물품까지 모두 들어냈다. 이들이 총 20톤, 시가 12억4,000만원 상당의 기계와 물품을 몽땅 털어 공장을 완전히 빈 공간으로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0여분.

자동차 오토바이 농기계 등의 변속기를 제조하는 이 공장은 최근 외국으로부터 주문물량이 밀려 24시간 가동중이었으나 자동화설비가 갖춰져 있어 사건 당시에는 원씨 등 직원 2명만 공장 안에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미리 범죄 첩보를 입수하고 공장 앞 도로를 차단, 대기하고 있던 형사대에 의해 전원 현장에서 검거됐다. 형사대는 이들이 부산 사직동 공터에 집결한 새벽0시30분께부터 「미행작전」을 펼쳤다.

경찰은 정모(50·전과 9범)씨 등 전과자 9명을 포함한 12명 전원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들에게 범행을 사주하고 착수금을 지급한 한모(51·전과 9범)씨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조사 결과 한씨는 10일 오후1시30분께 부산 동래구 온천동 D관광호텔에 이들을 불러모아 선금명목으로 각각 100만원씩 지불하며 범행을 지시했으며, 정씨 등은 이날 새벽 1시께 3~4명을 미리 공장에 잠입시켜 현장상황을 파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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