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다른 정치 현안 대처때도 자주 그랬던 것처럼 공천 심사 작업에서도 「소걸음 작전」으로 임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미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자민련은 아직까지도 공천심사위를 구성하지 않았다. 자민련은 13일께 수도권 출신 부총재와 당 밖의 중진 변호사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공천심사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어 공천자 확정·발표도 내달 중순까지 세 차례로 나눠 진행시킬 방침이다.자민련이 공천심사 일정을 늦추는 데는 여러가지 속사정이 있다. 우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천 탈락자들 중에 쓸만한 후보를 고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른바 「이삭줍기」전략이다. 또 공천자를 미리 확정하면 당내 갈등이 확산되거나 공천 탈락자 중 일부가 다른 정당으로 둥지를 옮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자민련이 타당과 달리 아직까지 공천 신청자 명단을 발표하지 못하는 것도 「이삭줍기」의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서다. 현재 389명의 공개 신청자 속에 민주당, 한나라당에 이미 공천 신청을 한 인사가 일부 들어 있는 점이 명단 공개를 쉽게 할 수 없는 속사정이다. 이와함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공천 경합자들끼리 스스로 교통정리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공천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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