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55)의원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휘윤(任彙潤·56)서울지검장과 정의원은 한때 「친구」였으나 이제는 「적」으로 뒤바뀐 운명에 놓였다.임검사장과 정의원은 고향이 각각 전북 김제와 경남 마산으로 출신 지역은 다르지만 사시12회 동기. 두 사람은 또 같은 시기에 육군 법무관으로 근무한 뒤 검찰에 임관, 소장검사 시절부터 공안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임검사장은 86년 대검 공안1과장을 지낸 뒤 91년과 92년에 각각 서울지검 공안2부장과 공안1부장을 지낼만큼 뛰어난 정치감각을 지녔다. 임검사장은 김대중 정부 들어 호남출신으로는 3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6월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지검장에 입성했다.
정의원 역시 서울지검 수원지검 검사를 거쳐 지난 83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대공수사국 법률담당관으로 파견간 뒤 대공수사국 수사2단장, 대공수사국장을 거쳐 94-95년 제1차장을 지내면서 수많은 국가보안법 관련사건 등을 지휘했으며, 96년 15대 국회에 진출함으로써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결국 정의원이 연루된 수십건의 고소,고발 사건 처리를 놓고 한 사람은 쫓고, 한사람은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편 이날 정의원 체포작전 실패로 전격 경질된 서울지검 임승관(林承寬)전1차장은 지난해 6월 서울지검에 입성하기 전까지 2년간 정의원이 소속한 국회 법사위에서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근무를 했고, 이때 인연으로 두사람은 호형호제할만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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