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검찰의 전격 체포작전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적법성」 논란이 뜨겁다.11일 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정의원 집에 집결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역의원에 대한 「마구잡이식」 불법체포』라며 검찰수사관들에게 격렬히 항의했다. 특히 검사출신 변호사인 홍준표(洪準杓)전의원은 『긴급체포라도 야간에 집행하려면 판사의 별도의 지시가 필요하다』면서 즉석에서 형사소송법 조항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전에 긴급체포의 시간 제한규정은 없다.
이와 관련, 정의원 긴급체포작전을 지휘한 서울지검 임승관(林承寬)전 1차장검사는 12일 『정의원에게 적용된 법조항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법정형이 징역 5년이하로 되어있어, 징역3년이상의 형이 예상되는 피의자에 대한 긴급체포요건에 부합한다』고 적법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양측의 공방에 대해 법조계 인사들은 대체로 정의원이 현역의원이라는 점을 별도로 하면 긴급체포 사유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피고소인 신분인 정의원이 검찰의 소환에 계속 불응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포의 긴급성이 인정되며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고 보아진다』고 말했다. 이판사는 또 『정의원이 현역의원 신분이라는 것은 법률적 고려대상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정치적 판단의 문제』라고 못박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법조문에는 「긴급을 요하는 사유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와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라고 돼있다』며 『이를 좁게 해석하면 도망다니던 사람을 검문소에 발견한 것과 같은 경우며 넓게 해석하면 정의원처럼 정상적으로 소환이 안 되는 경우도 긴급을 요하는 사유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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