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검찰이 수하르토(78) 전 대통령을 주요 부패혐의 수사 대상자로 14일 소환키로 함에 따라 그의 부정축재 의혹이 다시 정치전면에 부각됐다.수한도요 대검찰청 대변인은 10일 『32년의 집권기간중 수백만달러의 자선기금을 불법 유용했다는 혐의를 추궁할 계획』 이라며 『3남 후토모 푸트라(토니)의 국민차 개발사업, 수하르토 일가(一家)의 과일 및 향료사업 독점혐의도 수사대상』 이라고 덧붙였다. 수하르토는 그의 후계자인 B.J. 하비비 대통령시절 두차례 참고인 자격으로 수사를 받았지만, 피의자로 검찰 소환을 받기는 처음이다.
대변인은 『수하르토의 혐의가 이번에는 입증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혀 그에 대한 수사가 과거처럼 면죄부만 주는 형식적인 것이 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직후 압두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은 『수하르토의 혐의가 입증된다 하더라도 그가 부정축재자금을 사회에 환원한다면 처벌하지 않겠다』 고 밝힌 바 있어 형사처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수하르토의 변호인단은 이날 검찰의 혐의내용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뇌졸중 증세를 앓고 있는 수하르토의 병세가 심각해 출석할 수 없다』 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검찰은 그의 건강문제는 없다고 일축했다.
1966년 집권해 1998년 권좌에서 물러날 때까지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했던 수하르토는 재임중 모두 40억달러에 달하는 부정축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관련, 와히드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순방 자리에서 스위스 은행 관계자들에게 수하르토의 돈이 입금된 비밀계좌에 대한 추적 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