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개인PC도 해킹표적" 공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개인PC도 해킹표적" 공포

입력
2000.02.12 00:00
0 0

3일 연속 미국의 주요 웹사이트를 강타한 해킹 사건은 10일 일단 진정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응징 다짐에도 불구하고 수사는 이날도 제자리를 맴돌았다. 다만 해커들이 대학이나 기업체의 대용량 컴퓨터를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범인 추적에 힘을 쏟고 있다.■범인 윤곽

에릭 홀더 미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수사 브리핑에서 『솔직히 현 시점에서 해킹의 동기가 무엇인지, 해커가 1명인지 다수인지 조차 불명확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전에도 유사한 해킹이 해외의 컴퓨터를 이용해 미국에서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수사가 해외로 확대될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CNN 방송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 『해커들이 대학이나 기업의 컴퓨터를 우선 해킹한뒤 엄청난 량의 스팸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도록 명령했을 것』이라면서 『최근 해커 공격을 받은 대규모 용량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따라 수사당국이 최근 75-100대의 컴퓨터를 동원한 4-6명의 젊은 해커들로부터 집중 공격대상이 된 한 대학을 주목하고 있다는 미확인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해커 공격 1달전 경고 미 정부산하 단체인 연방국가기간산업보호센터(NIPC)는 1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0일 해커들이 서비스거부공격(DoS, Denial of Service attack)을 감행할 수있는 거대한 호스트망 구축을 위해 다양한 컴퓨터 시스템에 관련 장치를 설치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인터넷 종합정보서비스회사인 디에이지가 10일 밝혔다. NIPC는 당시 이들 해커의 공격 동기는 업적 과시와 탐험, 정찰, 서비스거부공격 준비 등이라고 밝혔다.

■추가 해킹 대비

미 정부기관 중 최대의 컴퓨터 사용부처인 국방부는 이날 국방부 컴퓨터가 최근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민간업체에 대한 해킹의 경유지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모든 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크레이그 퀴글리 해군 소장은 『우리 컴퓨터망이 해커들에 이용당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예방차원에서 이번 조사는 아주 신중하게 진행될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사이버 범죄에 대한 수사 능력 향상을 위해 내년 예산에 3,700만 달러를 추가 편성해 줄것을 의회에 긴급 요청했다.

한편 이날 LA타임스 웹사이트 서버에도 광대역(廣帶域)의 네트워크 교란 프로그램이 침입했으나 사전대비로 문제는 없었다고 CNN이 보도했다.

■해커들 개인PC까지 노린다

가정용 PC도 해커들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새너제이 머큐리가 최근 보도했다. 인터넷 접속은 단순히 가상공간 웹으로의 진입로 만이 아니라 가정의 컴퓨터에 침입하는 통로 구실도 하기 때문이다.

신문은 『해커들은 파일이나 프린터 공유를 위한 접속점을 이용해 e메일로 프로그램을 침입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pc에 침입한다』면서 『이미 상당수의 가정용 PC가 해킹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최근 전화회사나 케이블 회사들의 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이 늘면서 해킹의 위험도가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케빈 미트닉 "해커 소행 아닐것"

『진정한 해커는 고상한 행위를 한다』

미국의 전설적 해커 케빈 미트닉은 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결코 해커의 소행이 아니다』면서 『어린 아이들이 심심풀이로 해본 장난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해커로는 처음으로 유죄선고를 받고 5년을 복역했던 케빈은 이어 『인터넷은 애초부터 보안문제를 고려하지 않은채 만들어졌다』면서 『진정한 해커는 이같은 허점을 찾아내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해커들의 홈페이지에서도 이번 사건을 『야만행위(Vandalism)』로 규정하고 『해커가 비난 받아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해커 소식지인 「2600(www.2600.com)」은 『지금껏 언론들은 근거도 없이 해커를 범인으로 몰았다』면서 『기술적으로 봐도 이번 사건에는 어떠한 해킹 기술도 적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600은 이와함께 CNN 14회, MSNBC 13회 등 주요 언론 사이트들이 해커를 범인으로 지목한 횟수를 첨부했다.

또다른 해커 사이트인 「더 해커 쿼털리(The Hacker Quarterly)」는 『이번 사건은 전형적이고 단순한 파괴 행위』라면서 『어느 누구도 해커들을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해커들은 이와함께 자신들을 크래커(Cracker) 혹은 패킷 멍키(Packet Monkey)와 구별해 줄 것을 요구했다. 크래커와 패킷 멍키는 일반적으로 값싼 컴퓨터와 모뎀을 이용, 오로지 복수심이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자들을 일컫는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