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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냄비요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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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냄비요리 어때요"

입력
2000.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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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을 많이 먹으면 국량(局量)이 넓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맛없는 국이라도 양껏 먹을줄 알아야 도량이 큰 사람이라는 뜻이다. 유난히 국물 음식을 좋아한 우리 선조들의 식성을 엿볼 수 있다. 국물을 중요시하는 것은 동양의 전통이기도 하다.서양요리의 핵심이 「소스」라면 동양요리의 기본은 「국물」이다.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나베모노(냄비요리)」라는 독특한 음식장르가 형성돼 있을 만큼 국물요리가 일찍부터 발달했다.

따뜻한 국물요리가 생각나는 계절, 일본식 냄비요리로 색다른 국물 맛을 체험해보면 어떨까. 일본식 국물은 우리 것에 비해 얼큰하거나 푸짐한 맛은 덜하지만 담백하면서도 뒤끝이 깨끗하고, 깊이를 느낄 수 있다.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힐튼호텔 일식당 「겐지」에서 「홋카이도(北海道) 냄비요리 특선」행사를 주관하기 위해 방한한 홋카이도 오타루(小樽)힐튼호텔의 도노야마(殿山·41)주방장은 『인공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채 가다랭이포나 다시마, 마른 표고버섯이나 대합, 야채와 생선뼈 등 각종 천연재료만을 우려내 맛을 내는 것이 일본식 국물의 기본』이라며 『한번에 적정량을 만들어 둔다면 우동이나 모밀국수부터 전골이나 덮밥, 솥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음식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홋카이도 냄비요리의 대가」로 알려진 도노야마 주방장으로부터 일본식 국물내기 요령과 냄비요리 만드는 법을 배워보자.

가쓰오부시 국물 일본식 국물의 대표적인 재료는 다랑어를 찐 뒤 말려 대패로 얇게 깎은 「가쓰오부시(가다랭이포)」. 국물뿐 아니라 일식 소스나 폰스(튀김 등을 찍어먹는 초간장)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재료다.

가다랭이포로 국물을 낼 때 주의할 점은 끓는 물에 바로 넣지 말고 찬물 상태에서 미리 넣어 천천히 우려내야 한다는 것. 물 1.8ℓ에 가다랭이포 10g정도를 냄비에 넣고 한동안 우려낸 뒤 불에 올린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즉시 가다랭이포를 건져내거나, 불을 끈 다음 그 상태로 15∼20분 정도 두었다가 꺼낸다.

이 국물에 간장과 맛술, 청주 따위를 곁들이면 훌륭한 가쓰오다시(맛국물)가 완성된다. 재료를 섞는 비율은 우동 국물로 쓸 경우 가쓰오다시 18대 맛술 1대 간장 1이, 모밀국수 국물은 8대 1대 1이 적당하다. 남은 가쓰오다시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면 된다.

맑은 국물 만들기 다소 기름기가 많은 가쓰오다시보다는 맑은 국물을 선호한다면 다시마나 멸치를 사용한다. 주로 해산물 냄비요리의 국물 재료로 많이 쓰이는 다시마의 경우 먼저 10㎝정도 길이로 잘라 면으로 깨끗이 닦은 다음 냄비에 물 5컵을 붓고 30분정도 담가 두었다가 약한 불로 끓인다.

가다랭이포와 마찬가지로 물이 끓으면 곧바로 꺼내는 것이 원칙. 멸치는 넙적하면서 빛깔이 연하고 푸르스름한 광택이 나는 것을 구입해 머리와 내장을 떼어낸 뒤 사용한다. 끓일 때는 멸치와 물을 넣고 뚜껑을 열어 두어야 비린내가 없어진다.

떠오르는 거품을 체로 건져내면서 10분 정도 끓여주고, 다 끓인 후에도 체로 한번 걸러줘야 국물이 깨끗하다. 물 5컵의 양에 멸치 10마리 정도가 적당하다.

이 밖에도 마른 표고나 대합, 바지락 등이 맑은 국물의 재료로 흔히 쓰인다. 또 무와 대파, 쑥갓, 양파, 당근 등 쓰다 남은 각종 야채를 말렸다가 한데 섞어 우려내도 뒤끝이 개운한 일식 국물을 만들 수 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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