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부산 대우축구단을 인수하게 된 데는 정몽규(38)회장의 「축구에 대한 애정」이 큰 요인이 됐다는 후문이다.정회장은 현대자동차에 근무할 때 축구단 훈련까지 참관하고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고 전북현대축구단 창단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의 그룹재편과정에서 자동차부회장을 물러나 현대산업개발을 맡게 된 정회장은 올 들어 기업로고를 바꾸는 등 이미지통합(CI)작업을 단행했으며 기업홍보를 위해 축구단을 인수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대우는 안정환 등 스타들이 많은 데다 관중동원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정규리그 4회 우승의 명문이라는 점이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 아파트건설 전문업체로 주택, 건축, 토목, 플랜트 등 국내 건설업체 시공능력 평가에서 종합 6위에 올라 있는 현대산업개발은 연간 광고비로 130억원 정도를 쓰고 있어 프로축구단을 운영할 경우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택은행이 인수작업을 공식 발표했을 때 큰 반발을 나타낸 대우축구단의 직원과 선수들 역시 현대산업개발의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또 감독과 단장등 현재 대우축구단의 모든 인적 구성원을 변화없이 그대로 승계·인수하기로 해 구단운영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주택은행의 경우 현금이 아닌 채권액 2,500억원중 120억원에 「채권상계」방식으로 대우축구단 인수를 밝혀 다른 채권단의 반발을 샀고 1998년 실업팀을 해체한 전과(?)가 있다는 점에서 축구계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구단인 대전축구단에 32%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 대우를 인수함으로써 현대그룹은 울산과 전북 등 국내 10개팀중 4개팀을 운영하게 돼 축구판을 독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더군다나 정몽준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까지 맡고 있어 축구계에서 차지하는 현대가(家)의 영향력은 절대적이 됐다.
/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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