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54)이 돌아왔다.「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백년 살고 싶어」 70년대 나훈아와 함께 우리 가요계를 양분했던 가수. 「님과 함께」 「미워도 다시 한 번」 「가슴 아프게」 「빈 잔」 등 무수한 히트곡으로 「스타」로 군림했던 가수. 그러나 열흘 붉은 꽃이 없듯 그도 젊은 가수들에 밀려 뒷전에 서 있었다. 밤업소에서 가끔, 그리고 일년에 한 두번 방송으로 볼 수 있었을 뿐이다.
그가 6년 만에 새 앨범을 냈다. 또 한가지. 1월 31일 연예협회 이사장(임기 4년)으로 선출됐다.
『지난해가 연예 생활 35주년이었습니다. 그동안 연예활동을 통해 세상사 모든 것을 배우고 알았습니다. 이제 연예인 권익을 위해 한번 일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64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했으나 이름을 얻지는 못했다. 스타덤에 오른 것은 「울려고 내가 왔나」. 이후 그는 한동안 내리막 없는 스타 생활을 해왔다. 그랬던 그가 연예협회 이사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해방 직후, 또 전쟁을 겪으며 우리 선배 가수들은 대중의 아픈 마음을 달래왔습니다. 그러나 명성에 비해 현실적으론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요. 이들의 복지문제에 힘 쓸 생각입니다』
연예협회도 처지는 어렵다. 연예협회 회원이어야만 무대활동이 가능했던 공연법이 폐지되면서 회원이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 전국 15만을 헤아렸던 가수분과 연주분과 등 5개분과 회원이 이제 서울회원 7,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자기 목소리가 높아진 젊은 연예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고문변호사를 두어 연예인의 재산권 분쟁시 법률자문 기능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내 영혼의 히로인」 이후 지난해 12월 6년 만에 낸 음반의 반응도 좋아 신이 난다. 「너 빈자리 채워주고 싶어/ 내인생을 전부 주고 싶어/ 이제는 너를 곁에다 앉히고/ 언제까지나 사랑할까봐」 전통 트로트와 랩, 팝적인 요소가 가미된 흥겨운 댄스 리듬의 「둥지」는 여전한 가창력과 독특한 몸놀림으로 히트 조짐이다. 세상에 지쳐 돌아보니 당신밖에 없다는 진솔한 가사는 「그림 같은 집」을 꿈꾸던 그의 젊은 시절과는 사뭇 달라져 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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