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설없어 장애인 편입학 안된다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설없어 장애인 편입학 안된다니…

입력
2000.02.11 00:00
0 0

9일 마감된 대학 편입학 전형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원서접수조차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각 대학이 추가등록을 마감해 놓고도 대규모 미달사태가 빚어져 신입생 유치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대학을 가고 싶어하는 장애인에게는 아직도 딴나라 이야기라는 지적이다.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0일 한성신학대학 종교음악과 졸업예정인 2급 시각장애인 황선경(黃善京·28·여)씨가 이달 초 청주대 사범대학 음악교육학과에 학사편입 원서를 접수하러 갔으나 장애인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원서접수조차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장애인 시설이 따로 없는 한성신학대에서도 혼자 힘으로 잘해냈다』며 『교직과정을 이수해 시각장애인을 지도하는 음악지도사가 되고 싶어 학사편입을 하려 했는데 원서접수조차 거부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와 관련, 청주대를 특수교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하는 등 법적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대해 청주대측은 『특수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교원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애인을 받았을 경우 오히려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역차별을 걱정해 원서를 받지 않았다』면서 『본인(황씨)은 자비로 도우미를 써서라도 시설부재를 감수하고 다니겠다고 하지만 그 학생 한명을 위해 다른 여러 학생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4년간 한성신학대에 재학하며 점자악보 구입과 리포트 제출까지 혼자 힘으로 해낸 평균학점 4.01의 우등 음악학도이다. 생후 6개월 때부터 원인모를 질환으로 서서히 시력을 잃은 황씨는 여섯살부터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에 하루 7시간이상 매달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대전맹학교로 전학한 황씨는 급기야 과로로 인한 백내장이 악화, 17세 때인 1988년 4월 완전실명하게 됐다. 이후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지않아 손으로 세기 힘들 정도의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H대 시절에는 장애인의 날 음악회, 결식아동돕기 음악회 등 사회봉사활동에도 앞장서는 열성을 보였다.

한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박옥순(朴玉順·38)정책부장은 『지난 대학입시 때 서울 K대학과 지방의 S대학에서도 장애인의 신입생 원서접수를 거부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