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가 합쳐지면서 한나라당에서 현역의원끼리 공천경합중인 선거구는 9곳이나 된다. 현역을 모두 재공천해도 9명은 탈락이다.특히 이들 선거구는 부산 대구 경남·북 등 공천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텃밭」에 속한다. 본선보다 더 치열한 각양각색의 공천경쟁이 펼쳐지는것은 당연하다.
의원들이 벌이는 공천로비의 공통분모는 이회창(李會昌)총재를 향한 「줄대기」. 초선의 권철현(權哲賢)의원과 부산 사상에서 충돌한 7선의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처럼 주변을 의식, 이총재와 내밀히 만나 관계개선을 시도하며 우회적으로 공천을 부탁하는 중진이 있는가 하면 힘이 달리는 일부 초선의원들은 아예 총재실로 매일 출근, 전방위 읍소작전을 펴고있다.
공천장을 안주면 탈당한다는 「으름장」도 상용메뉴. 세불리를 느낀 의원들의 단골수법이긴 하지만 당지도부는 표분산으로 어부지리를 당할 수 있어 난감해 하고 있다. 부산 금정에서 4선의 김진재(金鎭載)의원과 맞붙은 초선의 김도언(金道彦)의원은 9일 이총재측에 『공천이 안되면 무소속출마 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강원 춘천에서 한승수(韓昇洙)의원과 경합중인 유종수(柳鍾洙)의원도 『15대 때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며 공천심사위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과 경남 진주에서 맞붙은 김재천(金在千)의원도 무소속당선 전력을 앞세워 공천에 관계없이 출마한다는 방침.
이에반해 이들의 상대방은 저울추가 자신에게 기울었다고 생각,「침묵전술」로 수성에 안간힘이다. 이상희(李祥羲)의원과 부산 남에서 각축중인 김무성(金武星)의원과 하총장등은 이총재의 신임에 기대를 거는「의리론」을 펴고 있다.
공천포기 대신 전국구나 다른 지역구 공천을 요구하는 「대안요구형」도 눈에 띈다. 경북 경주를 신청한 임진출(林鎭出)의원은 읍소전 와중에서도 히든카드로 여성몫 비례대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대구 서에서 강재섭(姜在섭)의원과 격돌한 백승홍(白承弘)의원은 『남구는 안되지만 중구는 출마한 적이 있다』며 지도부 의중을 떠보고 있다.
서바이벌게임이나 다름없는 경쟁의 와중에서 학교선배인 김영진(金榮珍)과 강원 원주에서 경합중 공천포기를 선언한 함종한(咸鍾漢)의원 경우는 다소 의외. 당주변에서 배경을 놓고 설이 분분하다. 『두사람이 동반탈당을 무기로 함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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