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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숨은 비디오] 세주인공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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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숨은 비디오] 세주인공의 운명은?

입력
2000.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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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세일즈 감독은 미국 독립 영화계의 이야기꾼으로 소개된다. 오 헨리상을 받는 등 소설가로서도 이름을 얻고있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는 제작, 연기, 편집까지 해내며 로저 코먼에게서 배운 경제적인 영화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다.그의 연출작은 국내 극장에 걸린 적이 없고 비디오로만 만날 수 있다. 고등학교 배경 로맨스인 「베이비 온리 유」(1983년), 갖가지 인물의 모자이크인 「꿈꾸는 도시」(1991), 휠체어 신세가 된 여배우와 흑인 여간호사의 우정을 그린 「패션 피쉬」(1994), 2대에 걸친 마을의 비밀을 파고드는 「론 스타」(1997). 최근에 출시된 「림보(Limbo)」(12세·콜럼비아)는 99년 칸영화제 출품작이다.

「림보」는 어린아이들이 죽었을 때 가는, 천국도 지옥도 연옥도 아닌 곳을 뜻하는 가톨릭 용어라고 한다. 아이들은 아직 순수하지만, 인간이라는 원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기다리게 된다는 것.

영화에서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상징하며, 또한 천혜의 자원을 가진 관광지 알라스카에 대한 역사적, 사회적 함의를 담은 제목으로도 볼 수 있으며, 나레이터 역할에 가까운 주인공 소녀의 심정을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다. OX식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 점까지 덧붙여 「림보」는 겹겹의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속 깊은 영화지만, 표면적으로는 쉽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지레 겁을 낼 이유가 없다.

영화의 전반부는 알래스카의 현재, 세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심정을 전달하는데 할애된다. 유지들의 관광 사업 유치 논의가 있는가 하면, 빚 때문에 배를 판 어부는 새 여주인에게 『배는 어부가 가져야한다』고 떼를 쓰며, 문을 닫게 된 연어통조림 공장 직원들은 허탈한 모습으로 바에서 술을 마신다.

중년의 여가수 도나(메리 엘리자베스 메스트란토니오)와 그녀의 조숙한 딸 노엘(바네사 마티네즈), 친구와 가족을 선박 사고로 잃은 조(데이빗 스트레턴)가 1881년에 문을 열었다는 너겟 바에서 인연을 맺는다. 세 주인공이 무인도에서 열흘간 생사를 함께 하며 진정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후반부를 이룬다. 그러나 이들은 림보와 같은 생존 상태에서 구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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