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오는 18일 총선이 실시된다. 개혁파와 보수파간에 일대 결전이 벌어질 이번 총선은 이란이 민주화와 대외개방의 길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여부를 가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1979년 이슬람혁명후 서방세계에 빗장을 걸어잠갔던 이란은 97년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언론자유 확대, 여성의 권리 신장, 서방국가와의 관계개선 등 변화와 개혁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개혁입법을 거부하고, 개혁파 각료를 탄핵하는 등 끊임없이 제동을 걸어 개혁·개방이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란 의회 의원 293명(현재는 270명)을 새로 뽑는 이번 총선에서 보수파와 개혁파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이란의 개혁·개방노선의 향배가 판가름나게 된다.
현재 의회의 세력분포는 나테크 누리 의장 등 보수파가 우세하다.(그래픽 참조) 그러나 양 진영은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말 각자 연합전선을 형성, 새로운 진용을 갖추었다. 개혁파 연합전선 「제2 호르다드 전선」은 하타미 대통령의 동생인 모하마드 레자가 이끄는 이슬람참여당을 주축으로 18개 정당,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보수파는 의회 다수파인 「무장성직자협회」를 중심으로 이란 혁명지도자 호메이니와 현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하메네이를 따른다는 뜻으로 「호메이니와 지도자의 추종자들」이란 이름으로 연합전선을 결성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파는 라프 산자니 전 대통령 등 온건파를 영입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의 65%에 달하는 젊은층과 여성, 언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개혁파가 다소 우세하리라는 전망이다.
변수는 무소속의 향배이다. 선거 출마 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혁명수호위원회를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기때문에 개혁파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당선후 어느 쪽에 서느냐에 따라 의회내 세력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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