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평화로운 지구촌 만들기에 첫 제동이 걸렸다.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에 다시 포성이 울리고 오랜 구원(舊怨)의 벽을 허물려던 북아일랜드의 평화 정착 과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불타는 중동
이스라엘과 회교원리주의 게릴라세력인 헤즈볼라(神의 黨)간의 유혈보복전이 되풀이 되며 한껏 부풀어 올랐던 중동평화의 기운이 꺾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9일에도 남부 레바논에 설정한 안전지대에 순찰중이던 이스라엘군을 공격해 살상한 헤즈볼라의 기지가 있는 레바논 남부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맹공을 가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8일 1996년 체결된 레바논 휴전협정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강경책을 유지하는 이면에는 시리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미국의 중재로 재개한 이스라엘-시리아간의 평화협상이 지지 부진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헤즈볼라의 폭탄 레러를 배후조종, 평화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것으로 보고 군사적 강경책을 취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시리아는 이스라엘군이 골란고원에서 우선 철수할 것을 요구하며 회담장에서 물러난 자국을 회담장으로 다시 끌어내기 위해 이스라엘이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동평화의 양대 축중 하나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도 동결된 상태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시리아 협상 자체가 깨질 위험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당사국들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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