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같이 졸업장을 받게 돼 기쁘지만 눈물이 앞서네요』 뇌염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아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같은 대학에 입학한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학사모를 썼다.9일 오전 경남 진주시 진주보건대 졸업식장에 나란히 선 이 대학 관광통역과 졸업생 강순연(姜順連·여·52)씨와 아들 김형철(金炯喆·21)씨. 모자는 지난 2년간의 고난과 보람의 순간들을 되새기며 서로 부둥켜안았다.
아들 김씨가 뇌염 후유증으로 신체에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생후 3개월째부터. 신체가 마비되고 언어장애까지 보여 정상생활이 어렵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어머니 강씨는 아들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등하교시키는 불굴의 모성을 발휘했다. 이미 1974년 영남전문대를 졸업한 강씨는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1998년 아들이 지원한 진주보건대에 대졸 특별전형자로 합격, 「캠퍼스 모자커플」이 됐다.
모자는 다른 학생들 보다 늘 먼저 등교, 강의실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 공부하는 열성을 보였고, 야외 학습을 나갈 때면 강씨가 같은과 학생의 도시락을 싸주곤 해 인기가 높았다. 또 강씨는 고민에 빠진 여학생에게 상담도 해주는 등 관광통역과의 「어머니」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강씨는 1인3역을 하면서도 4.5만점에 4.0만점의 졸업성적으로 따내 주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강씨 모자는 다시 진주산업대 편입시험을 친 상태. 모두 합격하면 더욱 알찬 대학생활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주=정창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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