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재산」 산업정책연구원(IPS)이 9일 발표한 「IPS국가경쟁력 보고서」는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사람」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인적자원의 세계경쟁력만큼은 상위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임금과 노사분규 등으로 인적자원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경쟁력 과소평가됐다
IPS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적자원은 63.8로 전체 51개 국가중 7위에 올랐다. 일본이 73.2로 1위, 미국이 73.0으로 2위를 차지한데 이어 3위와 4위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차지했다. 찬찬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용비율은 98.7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중 1위, 교육지수는 홍콩(79.0) 싱가폴(77.4)을 제치고 15위에 오르는 등 인적자원이 어느 나라보다 풍부하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대비 임금비중을 나타내는 투입산출지수는 전체 국가중 39위(67.9)로 크게 뒤처져 있다. 싱가폴(77.5) 홍콩(75.4) 말레이시아(75.2) 등 경쟁국가그룹에서도 최하위에 해당한다. 근로자들의 파업참가여부를 나타내는 태도지수도 20위(78.8)로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한 싱가포르(100) 홍콩(99.8) 등과 거리가 멀다.
정부부문과 자본자원 사회간접자본부문에서도 비교적 후한 점수를 얻었다. 외환보유고와 대외개방정도 등으로 평가되는 정부부문은 전체 58개 국가중 23위로 중상위 그룹에 들었다. 자본자원은 자금유동성이 91.30으로 14위, 환율 안정성은 97.9로 17위를 차지하는 등 전부문에 걸쳐 고른 점수를 얻는데 힘입어 전체 국가중 19위에 올랐다.
■ 새로운 처방
IPS가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국가성적표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나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일방적으로 매기는 경쟁력 순위가 우리나라는 물론 각 국가별 실태를 투명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먼저 설문조사방법. IPS에 따르면 IMD보고서는 조사의 3분의 1이상, WEF는 3분의 2가량을 기업경영자의 설문조사에 의존하고 있다. IPS는 설문조사 대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무역관을 통해 현지 국가의 최신 정보를 수집하는데 주력했다. 선진국 중심의 자의적인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도 문제점이다. 조동성원장(趙東成·서울대교수)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IMD가 국내총생산(GDP)대비 세수비율이 낮은 중국을 정부부문 1위로 분류하고 있지만 중국은 탈세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명백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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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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