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고객에 대한 대우채 환매 95% 지급 첫날인 8일 투신·증권사의 일선 영업점 창구는 평소보다 약간 많은 고객으로 붐볐지만 전반적으로 평온했다. 자금시장도 불안심리가 가시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여 장기금리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91포인트 떨어진 961.22로 마감했다.반면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의 일부 투신·증권사 영업점은 일반 고객이 일부 몰려 다소 혼잡을 빚었으며 예탁금 인출(환매)규모도 평소보다 소폭 늘어났다. 고객이 많이 찾아온 일부 영업점은 손길이 달려 애를 먹기도 했다.
투신업계는 대우채 편입 공사채형 수익증권 가운데 일반법인 보유분은 9조6,000억원으로 일단 이 자금이 환매는 되겠지만 이들 법인의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환매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개인고객과 일반 법인이 인출한 자금 가운데 70-80%가 다시 머니마켓펀드(MMF), 신탁형저축 공사채형 수익증권, 후순위채(CBO)펀드, 하이일드펀드, 엄브렐러펀드 등으로 재예치되고 있다. 또한 일부는 은행의 장단기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투신 허연훈(許年勳)영업추진팀장은 『만기도래한 법인자금의 50%가량이 환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중 일부는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일반법인들의 자금운용이 3-6개월의 단기인 점을 감안하면 환매자금이 신탁형이나 MMF를 중심으로 재환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발등의 불이었던 「2·8환매」가 끝나면 금융권간, 투신권내 각 회사간의 자금유치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자금유치 실적이 저조한 것은 곧 해당 금융기관의 부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한 등 각 투신사와 증권사는 펀드의 클린화를 통해 신규자금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적 전망과 달리 일각에서는 『재예치자금은 계기만 주어지만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부동(浮動)자금 성격이 짙다』는 분석을 내놓아 「환매 시름」을 일거에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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