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상을 엎으면 탈출로로 연결되는 「술상형」, 장판을 뒤집으면 지하 은신처가 나오는 「두더지형」, 냉장고나 신발장을 열면 외부로 통하는 「가구형」, 커튼-거울-여닫이문 등 겹겹의 은폐물로 가려진 「삼겹살형」, 왼쪽은 외부로, 오른쪽은 옆업소로, 상황에 따라 탈출로를 선택할 수 있는 「고객 만족형」등등….서울 종암경찰서와 성북구청의 7일 미아리 텍사스촌 비밀통로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결과 각 업소들이 경찰 및 구청의 기습단속에 대비해 마련해 둔 천태만상의 비밀통로(탈출로)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대형업소중 상당수는 서너개 이상의 다양한 비밀통로를 마련해 단속형태에 따라 유연하게 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비밀통로는 인근 미용실 및 주택가까지 연결되는 등 미아리 텍사스촌 일대가 마치 거대한 요새를 방불케 했다.
경찰 관계자도 『업소들이 자체적인 비밀통로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막상 그 실태를 확인해보니 첩보영화 뺨치는 수준』이라며 업주들의 용의주도함에 혀를 내둘렀다. 경찰과 구청은 단속된 업소에 대해서는 건축법위반혐의 등 관련법을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며 단속요원을 고정배치하는 등 지속적인 단속을 펼칠 계획이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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