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좀 찾아가세요』 경기 구리시 인창동 삼보아파트 313동 101호 「솔지」놀이방을 운영하는 정길자씨(鄭吉子·46·여)는 영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는 어린이들을 대할 때마다 답답한 심정을 달랠 길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부모들이 자녀를 맡긴 이후 아직까지도 발길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16년전 남편과 사별한 정씨가 고교생 딸과 함께 생계를 위해 놀이방을 시작한 것은 98년 3월. 이후 부모들이 맡겨 놓은 뒤 데려가지 않은 「고아 아닌 고아」는 모두 14명에 이른다.
정씨는 당장 어린이들의 식량과 옷가지가 부족, 식당을 찾아 음식을 구하고 아파트와 주택단지 등을 돌며 내버린 헌옷 등을 모아 빨아 입히는 등 어린이를 돌보고 있다. 구리시도 어린이들을 한시적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 매월 1인당 7만원씩과 보육비 5만5,000원씩을 지원하고 있으나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에는 태부족이다.
「엄마, 아빠」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은 한살배기 갓난아기에서 10살짜리 초등학생까지 다양하다. 30대 아버지가 맡겼다는 최상현(8) 상민(7)군 형제는 밤낮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부모가 오기를 기다리다 서로 안고 목놓아 울어대 주위 사람들은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씨는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현실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연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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