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21)의 치켜뜨는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어두운 그늘 밑에 도사린, 강렬하면서 우수에 어린 눈. 그 눈길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때론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끌림의 동요를 일으키는 강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20일 끝을 맺는 「학교2」. 김민희 심지호 이요원 김흥수 등 많은 신인 탤런트들이 얼굴을 내밀며 성글지만 풋풋한 연기를 선보였고 그 중 하지원은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반항아 세진. 「일진회」 짱이었던 김민희가 10월께 「학교2」에서 빠지면서 그가 짱을 이어받았다. 세진은 각목 들고 행패를 부리고 술에 취해 반항어린 몸짓을 하지만, 불우한 가정환경과 숨막히는 학교생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청소년기 본능의 대변자다. 친구 연진(이요원)의 우정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일진회도 탈퇴해 이제는 사진작가의 꿈을 키우는 세진 역에 하지원의 그 밀고 당김의 눈길은 절묘했다.
단국대 연극영화과 2학년인 그는 『혹시 세진처럼 고등학교 때 그쪽으로 날리지 않았냐고 오해도 많이 하는데 전혀 성격이 달라요』라며 애교있게 말한다. 고등학교 때는 이사를 자주 다녀 주로 피해를 보는 입장이었다고. 친구들도 TV를 보고는 『딴 사람 같다』며 모두 놀란다고 한다.
밝고 경쾌하고 만화책을 좋아하는, 여느 여학생들과 다름없는 그가 세진 역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선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여주는 심은하를 좋아한다는 그는 『한 순간의 반짝이는 별보다는 인간의 깊은 심성을 표현하는 강렬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학교2」가 끝남에 따라 당분간은 영화 쪽으로 매진할 계획이다. 안성기와 주연한 영화 「진실게임」도 촬영을 마치고 이달 중순께 개봉할 예정.
지난해 5월께 첫방송을 시작한 「학교2」는 선생님들은 계속 나오고 학생들만 바꿔 「학교3」으로 다시 시리즈를 이어간다. /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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