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를 늘려라. 시중은행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급감했던 점포 증설에 나서고 있다. 각 은행들이 직원들이 상주하는 영업점은 물론 무인점포, VIP룸 등 각종 점포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는 2차 금융구조조정에 대비하는 은행들의 공격경영 전략에 따른 것으로 은행간 「빈익빈 부익부」현상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7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국민·하나은행 등은 IMF 이후 지속적으로 줄여왔던 영업점을 증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주택은행은 소매금융 강화를 위해 연내에 상가밀집지역이나 신도시 등에 소규모 인원이 상주하는 점포 100개를 신설, 점포수를 현재 528개에서 628개로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14개의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며 한미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10개와 5개의 점포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들은 유인점포 증설과 함께 무인점포와 VIP룸을 대폭 확대해 우량고객과 일반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도 세웠다. 조흥은행과 주택은행이 올해내에 무인점포를 각각 100개와 190개를 늘리기로 하는 등 상당수 은행들이 무인점포 확장 계획을 내놓았다. 한빛은행은 VIP룸 기능을 강화한 「신 레이아웃점포」를 현재 5곳에서 연내에 250곳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으며 신한은행도 기존 점포 중 120곳을 우량고객을 위한 「MRB센터」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주택은행은 상반기중 264개의 VIP룸을 추가설치키로 했다. 이밖에 하나·한미·조흥·평화은행 등도 10~70곳의 VIP룸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이 이같이 점포증설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이유는 우선 2차구조조정을 앞두고 소매금융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운용비용이 들어가는 유인 영업점은 감소하는 대신 무인점포와 홈뱅킹서비스, VIP룸 등이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흥은행 고객업무부 목경호(睦京浩)과장은 『고객차별화 전략에 따라 일반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인점포와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특화점포가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