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비자금 추문을 밝히는 과정에서 언론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쥐트도이체차이퉁 슈피겔 디차이트 등 전통적으로 정치권에 비판적인 진보적 언론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논조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 포쿠스 디벨트 등과 황색언론인 빌트까지 정치권 비리를 경쟁적으로 비판, 전후 최초로 독일 언론들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민당 군수 뇌물사건이 처음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콜 전총리는 검은돈에 대한 관련성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이들 언론의 집요한 추적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볼프강 쇼이블레 당수가 10만마르크의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을 스스로 밝히고 헤센주 기민당이 비자금 유입사실을 시인한 것도 언론이 폭로 덕분이었다.
사설 등의 논조도 지극히 비판적이었다. 이번 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헬무트 콜 전총리에 우호적이던 빌트는 『기민당의 돈세탁 방식이 마피아와 다름 없다』는 파격적인 사설을 실었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도 『국가 권력의 핵심에 있는 정치인들이 법을 지키지 않을 때 그 나라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도과정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탐사기자들이었다. 정치인들이 불법행위를 실토한 것은 취재기자의 질문에 의해서가 아니라 탐사기자들의 정확한 사실조사와 증거확보에 따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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