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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과학] 얼음이 낀 차문은 왜 안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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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과학] 얼음이 낀 차문은 왜 안열릴까

입력
2000.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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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첫 설날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새벽 5시에 길을 나섰다. 그런데 차체가 꽁꽁 얼어 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손잡이를 힘껏 잡아당기면 손잡이만 떨어져 나갈 게 뻔한 일. 가족들은 자동차 문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두들겨 문틀 사이에 끼어 있는 얼음을 깨보기로 했다. 이렇게 되풀이하다 보니 어느 순간 탁탁 얼음이 깨지고 자동차 문이 쩍 열렸다.문틈에 얼음이 끼면 문은 왜 열리지 않을까? 액체에서 고체로 변했으면 부피가 작아져 문이 더 잘 열려야 할텐데…. 겨울에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은 고체가 되면서 부피가 늘어난다는 이야기일까?

그렇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면 알갱이들이 더 규칙적이고 촘촘하게 배열된다. 즉 고체상태일 때 부피가 액체상태보다 작다. 그러나 물은 특이하게도 고체상태일 때 부피가 더 커진다. 그래서 밀도가 낮은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것이다. 물에 기름을 떨어뜨리면 기름이 물 위에 뜨지만 그대로 얼리면 얼음이 기름 위에 떠 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물도 액체상태에서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던 알갱이들이 고체상태가 되면 규칙적인 결정을 형성한다. 찬 물일수록 육각수가 많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육각수는 물분자 6개가 결합해 결정을 형성한다는 뜻이다. 더욱이 온도가 낮아져 물이 얼면 이 결합은 더욱 단단해진다. 얼음결정에서 부피가 커지는 이유는 산소와 수소 원자들이 결합하는 수소결합은 온도가 낮을수록 결합의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이다. 즉 얼음결정이 커지고 얼음이 물보다 부피가 큰 것이다. 자동차 문틈에 낀 얼음이 문이 열리지 않게 만들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데에는 이러한 수소결합의 비밀이 있다.

/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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