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당신 아이냐』 『아버지가 한국인이냐』 『이 아이들 친형제가 맞느냐』 『같은 피부색 아이를 입양하지 그랬느냐』…. 한국 아이를 입양한 미국인 부모들이 재미한인들이 퍼붓는 무례한 질문들로 가슴에 상처를 입고있다.워싱턴포스트는 6일 「한국인들 입양에 왜곡된 자세」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 양부모들은 아이에게 한국문화와 전통을 접하도록 하기위해 한인교회나 시장 등을 자주 찾지만 한인들의 이같은 질문공세에 곤욕을 치르기 일쑤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현상은 한국인들이 피부색이 다른 타인종 입양에 유독 편견을 갖고있기 때문』이라며 『문화적으로 입양에 대한 거부감이 뿌리깊은 한국으로부터의 입양은 심각한 문제를 낳고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남아 2명을 입양한 제니 퀸(33)부인은 『2년동안의 경험으로 무례한 질문에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불편한 심기를 털어놓았다. 특히 한국출신 입양아인 고교생 에밀리(16)양은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학교의 한인 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입양서비스정보기구」(ASIA)의 시어도어 김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들은 입양아들에게 사생아로 버려져 입양됐다는 일종의 낙인을 찍어버린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례가 잦자 지난해 여름 버지니아주에서는 양부모들이 다문화권 입양관련 서적과 한국요리책을 읽으며 경험을 공유하고, 인종간 입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시정하려는 모임이 결성되기도 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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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외입양 2,409명
지난해 해외입양아의 수는 2,409명으로 대부분이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입양됐다. 86년 최고 8,600명에 달했던 해외입양아는 90년대 초반 2,000명 수준으로 줄었으나 최근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입양아 대부분은 1세 미만의 유아이며 90% 이상이 미혼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이들중 절반가량은 미숙아나 장애, 질병 등 의료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들로 국내입양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입양은 1,500여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정상아가 절대다수』라며 『불임가정에 입양이 이뤄질 경우에도 우리 정서상 비밀리에 이뤄지는 게 보통』이라고 밝혔다.
홀트아동복지회 관계자는 『최근 교민이나 입양1세대들의 한국인 입양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 입양에 대한 편견이 심한 상태』라며 『입양아들이 뿌리를 찾고 문화적 동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교민입양을 권장하고 모국어 교육과 고국초청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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