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때문에 할머니와 엄마가 다툰다. 메주를 쒀서 장을 담그려는 할머니, 그게 싫은 엄마, 그 사이에서 괴로운 나. 할머니는 답답한 아파트가 싫다고, 항아리에 메주를 담아 갖고 시골 집으로 내려 간다. 「할머니를 따라 간 메주」에서는 어른들 사이의 갈등을 중간에서 잘 풀어보려고 애쓰는 어린 소녀의 마음씨가 예쁘게 나타난다. 공부 못한다고 주눅 든 친구를 감싸주는 우정을 그린 「내 친구 용우」, 어린 동생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을 헌 인형에 의지하는 보육원 소녀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린 「은희야 은희야」 등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단편동화 7편을 모았다. 창작과비평사 발행. 6,000원.내 입을 이만큼 크게 만들어 주세요/ 콜레트 바르베 글·장 뤼크 베나제 그림
숲 속에 아주 못생기고 심술궂은 괴물이 살았다. 입이 너무 작아서 다른 동물을 잡아먹을 수 없는 이 괴물은 입이 커지는 게 소원이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을 찾아간다. 『내 입을 이만-큼 크게 만들어 주세요』 입이 자동차 트렁크만큼 커진 괴물은 수술만 해주면 착하게 살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숲 속 동물들을 마구 잡아 먹는다. 그런데, 신이 나서 뽐내던 괴물이 배가 아파 떼굴떼굴 구르더니 죽고 만다. 어찌된 일일까. 입은 커졌지만 똥구멍은 그대로여서 왕창 먹기만 했지 똥을 싸지 못해서다. 그걸 보고 다른 동물들이 노래한다. 『쌤통, 쌤통, 정말 쌤통이라네』 문학동네 발행. 8,000원.
크라바트/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14세 소년 크라바트가 어른으로 자라는 과정에 겪는 신비스런 마법과 모험의 이야기. 크라바트는 꿈에서 들은 목소리를 따라 마술사의 방앗간에 들어간다. 거기서 매주 금요일 까마귀가 되어 마술을 배운다. 그런데 매년 섣달 그믐마다 친구들이 한 명씩 죽어간다. 마술사에게 영혼을 뺏기지 않으려고 저항한 소년들은 그렇게 사라진다. 방앗간에서 지낸 지 3년 째 되는 날, 크라바트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마술사 편에서 마술을 배워 편히 살 것인가, 아니면 친구들의 복수를 할 것인가. 지은이 프로이슬러는 독일의 유명한 동화작가로 이 책은 그의 대표작이다. 비룡소 발행. 8,500원.
난 이제 꼬마가 아니야/김상원 지음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 미르와 미르의 가족, 친구들 이야기. 미르는 키가 작고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는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툭하면 말썽이어서 칭찬보다 꾸중을 더 많이 듣는다. 리모콘을 갖고 동생하고 싸우고, 밥투정 하다 혼나고, 별명을 마구 부르다 친구랑 다투고… 하지만, 요에다 오줌 싼 동생이 혼날까봐 밤에 몰래 요를 빨고, 술을 많이 마셔서 병이 난 할머니를 걱정하기도 하는 아이다.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 취직 못한 삼촌 이야기, 여자 친구 이야기, 힘센 친구에게 괴롭힘 당하는 이야기 등 미르의 고민, 꿈, 불만 등을 통해 요즘 어린이의 모습을 만난다. 푸른책들 발행. 6,500원.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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