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입문 한해전이었던 1996년. 강수연은 캐리 웹, 박세리 등이 출전한 제일모직로즈오픈 마지막날 경기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이 때까지만 해도 강수연을 1년후배인 박세리와 함께 한국여자골프를 해외무대에서 빛낼 재목으로 꼽는데 그 누구도 주저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등 화려한 아마추어시절을 뒤로 하고 이듬해 뛰어든 프로무대. 시작은 괜찮은 편이었다. 그해 8월 열린 동일레나운클래식 준우승, 이어 11월 호주여자오픈 3위 등 국내외 대회에서 정상 언저리를 맴돌아 프로무대의 첫 정복도 눈앞에 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쏟아부으며 98년과 99년 2년연속 미LPGA투어 테스트(Q스쿨)에 도전했으나 연속 낙방했다.
국내무대에서도 99년 랭킹 16위에 머물 정도로 평범해져 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진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골프교습가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스쿨에서 1년을 보내며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도 결국은 허사.
지난 연말 강수연은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기분으로 다시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자신의 골프인생중 가장 강도높은 훈련을 감행했다. 미모와 우승을 밥먹듯이 해온 타고난 재질에 길들여져 훈련량이 많지 않았던 그로선 대단한 변신이었다. 결국 그동안 흘린 땀은 지난주 프로데뷔 첫 우승으로 이어졌고 2주연속 우승의 결실을 맺었다.
강수연은 『그동안 남에게 말못할 심한 좌절감과 마음고생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국내대회에 치중한 뒤 하반기 LPGA투어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프로데뷔(1997년)후 지난해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강수연(24)이 올해들어 아시아서키트에서 무려 2연승을 몰아치고 있다.
강수연은 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세나얀GC(파 70)에서 벌어진 2000년 코사이도 여자아시아골프서키트 3차대회 인도네시아오픈 마지막 3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4언더파 206타(72-64-70)로 우승, 프로데뷔후 첫 승이 된 지난 주 말레이시아여자오픈에 이어 2주연속 정상에 올랐다. 5오버파 215타를 친 2위그룹에는 무려 9타차나 앞섰다.
동계훈련을 겸해 모두 4차 시리즈로 치러지는 서키트에 참가한 강수연은 이로써 이번 주말 마지막 시리즈가 될 태국대회의 성적에 관계없이 코사이도 상금왕을 확정지었으며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코사이도대회의 출전권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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