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중남미 소설가로 알려진 칠레 작가 이사벨 아옌데(58)의 감동적인 수기 「파울라」(전2권·민음사 발행·사진)가 번역됐다. 아옌데는 데뷔작 「영혼의 집」 (1882년)부터 최근작 「운명의 딸」 (1999년)까지 사랑과 에로티즘, 그리고 남미의 사회 현실을 환상적으로 그린 작품들로 세계적으로 수백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파울라는 작가의 딸 이름이다. 아옌데는 골수 이상을 일으키는 포피린증에 걸려 1년 이상을 식물인간으로 살다 세상을 떠난 딸의 병상을 지키면서 자신의 심경을 이 책으로 썼다. 언젠가 딸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 읽어볼 수 있도록, 가족사와 자신의 성장과정, 삶의 행복과 불행을 모두 털어놓았다.
잡지사 기자로 일하면서 파블로 네루다를 인터뷰했던 일, 칠레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 삼촌이었던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좌파연합정부가 피노체트의 쿠데타에 의해서 무너진 뒤 받았던 정치적 탄압 등 일화들과,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 등은 죽어가는 딸의 구원을 비는 기도이면서 스스로 자아를 되찾아가는 감동의 기록이기도 하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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