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설과 추석명절때 한결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던 연휴 고속도로 소통질서가 고스란히 「원상회복」됐다. 이번 설 연휴기간 내내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은 거의 유명무실화했고, 갓길은 아예 정규차선화하는 극도의 무질서 상태가 재연됐다.5일 저녁 승용차편으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구에서 귀경한 회사원 Y씨는 『전용차로를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고, 회사원 L씨는 『전용차선이 온통 얌체 승용차와 규정미달의 승합차로 메워지는 바람에 고속버스로 평택에서 서울까지 무려 4시간이 걸렸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경찰청은 6일 이번 3-5일 연휴기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전용차선 위반으로 단속한 건수는 총 4,205건으로 하루평균 1,402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하루평균 단속건수 61건에 비해 20배이상 폭증한 것. 그러나 이 마저도 실제 위반차량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귀성객들의 한결같은 볼멘 소리다.
현재 고속도로 전용차선 위반차량에 대한 단속방법은 무인카메라와 경찰순찰차, 헬기단속, 시민신고등 4가지. 그러나 30㎞당 한대씩 설치된 무인카메라의 경우 요리조리 피해가며 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승용차에 속수무책이었다. 더구나 순찰차와 헬기활동이 제약을 받게되는 일몰 이후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특히 6인이상 탑승해야 전용차선 이용이 가능한 승합차의 경우 인원을 채우지않고 이용하는 차량이 대부분이었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그동안 집중 캠페인 등으로 시민의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판단, 기대가 컸는데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씁쓸해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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