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 된 일인지 모르겄네』 소설가 이문열(52)씨가 요즘 고민에 빠져있다. 그가 문학의 후학 양성을 위해 설립한 「부악문원(負岳文院)」 에 숙생(宿生)으로 오겠다고 지원한 응모자들이 올해 갑자기 1/5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지난달 말까지 제3기 숙생 응모를 받은 결과 지원자는 18명에 그쳤다. 첫 해 150여명, 지난해 100여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였다. 더구나 올해 이씨는 문예계간지 3곳에 광고까지 내고 의욕적으로 숙생들을 모집했다. 이씨가 사재를 털어 한국문학의 인재들을 길러낸다는 목표로 경기 이천시에 설립한 「부악문원」은 숙생들의 숙식 일체를 제공하면서 3년 과정으로 문학과 동서양 고전 강의를 하는 현대판 서원(書院). 전체 수용가능 인원은 15명 정도로 현재 7명이 이곳에서 수학하고 있다. 부악문원 출신 중 올해 일간지 신춘문예로 1명이 등단했다.
이씨는 『수학 내용에 대한 광고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것을 지원자가 줄어든 이유로 분석했다. 1년차는 중국고전 사서(四書)와 플라톤의 영어 텍스트 공부, 2년차는 삼경(三經)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는다는 내용을 광고에 포함시켰는데 이런 과정이 젊은 문학지망생들에게 고리타분하고 부담스럽게 인식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사실 이는 전체 수학 과정의 일부분이고 나머지는 문학 강의와 숙생들의 자유로운 창작 과정』 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수강료 내고 배우는 허다한 문예창작교실 등에는 수강자가 몰리는데 부악문원 지망생이 갑자기 줄어든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이런 이유 말고도 응모자들에게 원고지 100장에 달하는 자기소개서 제출, 면접시험 등을 의무화한 것이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젊은 문학도들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도 보고 있다. 요약해서 이문열식 방식이 더 이상 신세대 문학도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아무튼 이씨는 응모기한을 10일까지로 연장, 추가 지원자 신청을 받는다. 문의전화 (0336)638_6346.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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