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여중 연구수업 창의.탐구력향상 큰호응『여섯째, 어린이를 유괴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 일곱째, 사기를 치는 사람은 무기징역에 처한다. 여덟째, 성폭행 등 몰상식한 일을 저지른 사람은 반나절은 거꾸로 매달아놓고, 나머지 반나절에는 밥을 주지 않는다. 이것을 보름동안 계속한다. 이렇게 고조선의 8조 금법(禁法) 나머지 항목을 다 채워보았습니다』
경남 마산여중 2학년 7반 21번 김나영 학생 국사과목 노트의 한 구절이다.
한정희 학생 공책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왜 절 이름이 불국사일까? 佛國寺. 부처 불, 나라 국, 절 사. 부처의 나라…. 정말 멋진 이름인 것 같다』 이채륜 학생은 경주박물관에 있는 거대한 기와에 대해 『이름은 「망새」다. 이렇게 큰 것이 어디에 쓰였을까? 「치미」라고도 하는데 지붕의 양 가에 놓는 것이다. 이것의 쓰임을 생각해보니까 집이 엄청 컸나보다. 정말 대단하다』고 적고 있다.
중학교 2학년짜리들의 이런 창의적인 공부는 교사의 정성어린 지도 덕분이다. 이 학교 국사 담당 최희정(崔喜淨·36·여) 교사는 『8조 금법은 중국 역사서인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등 3개조만 남아 있다』며 『역사적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나머지 5가지를 만들어보라고 수행과제로 내주었다』고 설명한다.
최 교사는 동료 7명과 함께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연구·수업한 내용을 「21세기 우리들의 사회과 교육-사고력을 키우는 교수·학습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교육부에 제출, 3일 「1999년도 교과교육연구회 연구활동 최우수연구회」로 뽑혔다. 학생들의 공책을 보면 도서관, 사전, 현장답사, 텔레비전 등 온갖 학습자료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탐구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김나영 학생의 경우는 『숙제로 내 준 것 외에 스스로 관심을 갖고 연구한 부분이 전체의 80%가 넘는다』고 최 교사는 말한다.
이런 식으로 창의력과 탐구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사들이 팀을 이뤄 연구한 경우가 2,023팀이나 된다. 교육부 고원영(高元永) 학교정책과장은 『한 반에 40명이 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처럼 연구하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정말 고맙다』며 『우수연구회로 선정된 팀에 대해서는 500만원씩을 지원하고 수업자료는 인터넷(http://white.knue.ac.kr)에 올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