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회 앞두고 집념의 질주설을 잊었다.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이봉주(31·무소속). 올림픽 제패를 향한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도쿄대회를 위해 그는 설을 반납하고 여전히 경남 고성에서 바닷바람과 맞서며 시드니를 향한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올림픽 출전티켓이 걸린 이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올리지 못하면 4월 런던이나 로테르담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서 남들처럼 편히 설을 맞을 수 없다. 고향인 충남 천안에 있는 칠순 부모와는 전화통화만 했다. 오히려 이봉주 자신보다 더 걱정이 큰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이봉주는 『걱정마시라』는 말로 설인사를 대신했다.
도쿄대회 참가자중 2시간8분대이내 기록보유자만 무려 9명. 이봉주는 이번대회 참가자중 기록으로는 3위(2시간7분44초).
일본의 이누부시 다케유키(2시간6분57초), 자프게트 코스케이(2시간7분9초) 조세프 카후구(2시간7분59초·이상 케냐), 지난해 도쿄대회 우승자인 스페인의 알베르토 후즈다도(2시간8분01초) 등 세계적인 마라토너들이 도쿄로 집결한다. 치열한 기록경쟁이 예상되는만큼 이봉주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기회다.
이봉주는 『한국기록을 깨겠다』고 선언했다. 1998년 4월 로테르담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2시간7분44초 기록을 이 대회에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왼발부상과 코오롱파문 등으로 풀코스도전은 지난해 4월 런던마라톤이후 무려 1년만이다.
은사인 정봉수감독은 물론 코오롱과 결별하고 지난해 11월이후 충남 보령과 경남 고성에서 3개월여간 계속 하루 40∼50㎞를 주파하며 전성기때 감각을 되찾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에서 그는 오직 9월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일념으로 지옥훈련을 이겨내고 있다.
이봉주는 『그동안 몸과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를 훈련으로 이겨냈고 그 보람을 도쿄대회를 통해 찾겠다』고 각오를 내보였다. 이번 주부터 식이요법 등으로 컨디션조절에 들어간 이봉주는 10일 도쿄로 떠난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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