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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먹을 쇠고기'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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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먹을 쇠고기' 공포 확산

입력
2000.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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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와 병원에 불량 쇠고기가 급식용으로 납품되고 저질 젖소고기가 한우로 둔갑해 백화점에서 팔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쇠고기 불신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경찰관계자는 3일 『단체급식의 저질 쇠고기 공급은 관행이 된 실정』이라며 『학교와 병원에 공급되는 쇠고기의 상당수는 공급계약서와는 달리 최하등급이거나 폐사 직전의 젖소, 혹은 변질 우려가 높은 수입육』이라고 밝혔다.

실제 마장동과 독산동 도축시장에서는 밀도살된 젖소나 중국, 호주 등지에서 수입된 정체불명의 저질 수입육이 암암리에 유통되며 이들중 상당수가 단체급식용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축시장 관계자는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수입된 쇠고기나 젖소가 한우로 둔갑해 몇배 높은 가격에 정육점 등으로 팔려 나간다』며 『전염병인 구제역 때문에 수입이 금지된 중국산 쇠고기까지 인천항 등을 통해 밀수돼 유통되고 있다』고 전했다.

죽은 소나 폐사 직전의 젖소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지난달말 경찰에 적발된 경기 포천지역의 도축업자들은 죽은 젖소를 헐값에 매입, 수의사의 가짜진단서까지 첨부해 마장동 일대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설대목을 맞아 백화점과 할인점에도 가짜 한우나 등급을 속인 쇠고기가 대량으로 나돌고 있다. 2일 서울 A백화점은 한우로 둔갑한 젖소고기를 공급받아 판매하다 적발됐고 부산지역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들은 3일 쇠고기 등급을 허위로 표시해 판매하다 단속됐다.

수입육의 한우 둔갑 사례가 늘면서 산지의 한우가격은 설대목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보다 40여만원 떨어진 280만원에 거래되고 거래량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대형 도매업자들이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 한우 대신 수입육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며 『수입육으로 만든 선물세트 상당수가 한우로 팔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축협 관계자는 『저질 쇠고기 파문이 터진 이후 직영매장 수익이 20~30%나 떨어질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심한 상태』라며 『소비자들이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들다는 약점을 이용, 설대목 기간동안 도축업자와 납품업자, 대형매장들이 한통속이 돼 저질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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