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행으로 끌어들여라.은행권이 이른바 「3대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격전장으로 돌변했다. 22조원에 달하는 대우채권 편입 수익증권 환매자금,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청약상품, 20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퇴직신탁상품 등 이들 「뉴마켓」은 50조원에 육박한다. 이 시장을 어느 정도 선점하느냐가 3월 이후 본격화할 금융기관 2차구조조정을 가늠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은행의 경쟁도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
■ 환매자금 유치 전쟁
은행은 2일부터 시작된 대우채권 95% 환매로 환매자금의 상당부분이 은행권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각 은행은 영업점장 전결권을 확대하고 특판상품을 통해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등 자금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1일부터 종전보다 금리가 최고 연 1.1%포인트 높은 「빅맨평생정기예금」을 선보였으며, 하나은행은 19일까지 기존 예금금리보다 연 0.7%포인트 높은 연 9%짜리 정기예금 특판상품을 시판한다. 이밖에 조흥·한빛은행 등이 영업점장 전결금리 폭을 높여 사실상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은 이에 따라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나서기도 했다.
■ 주택청약 및 퇴직신탁상품 개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각 은행 상품개발 담당자들로 구성된 주택청약상품 실무작업반은 3월부터 전 은행이 청약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업무지침을 이날 확정했다. 실무작업반은 기존 주택은행의 청약상품을 모델로 신상품 개발을 허용하되 중복가입자 검색 및 처리를 위해 주택청약상품 공동전산망을 구축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은 3월2일 본격시판을 예정으로 청약예·부금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이 지난해 8월께부터 준비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신상품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난 상태. 연 7% 가량의 저금리를 제공하는 기존 주택은행 상품과 달리 해당 상품 예금금리를 연 8%대의 실세금리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게 각 은행의 기본전략이다. 또 주택관련 장기대출 상품을 마련하는 등 대출시 우대조건을 제시하는 한편 경품 추첨 등 다양한 부대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이와 함께 3월부터 은행권이 퇴직신탁상품을 판매하게 되면서 그동안 기업 퇴직금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보험사와의 한판 격전도 불가피한 실정. 각 은행은 기존 보험사의 퇴직보험이 연 6% 가량의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만큼 높은 수익률을 통해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일부 은행이 자산운용 전문가 공모에 나서는 한편 물밑작업을 통해 기업 섭외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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