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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편의시설은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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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편의시설은 후진국

입력
200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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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이용객 3,328만여명, 탑승객 1인당 공항이용료 3,000∼9,000원」. 이용객 규모나 이용료 수준으론 세계 유수 국제공항 못지않은 김포 국제공항이 공항측과 항공사의 편의만을 위해 각종 시설을 운영, 빈축을 사고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이유로 사소한 시설개선조차 등한시하고 있다..■공항측을 위한 편의시설

공항내 편의시설의 입점기준은 「최고가격 응찰입찰」. 서비스의 질보다 입점주로부터 고액의 임대료를 챙겨 적자를 메우려는 공항의 속셈이다. 국제선 청사의 경우 식당 5곳 중 3곳은 S, J호텔 등 유명호텔이 운영해 가장 싼 음식가격이 6,000원이고 먹을 거리도 다양하지 않다.

국제선 1청사의 한 식당 업주는 『임대료가 5억원이고 가격과 품목 등을 공항공단에서 승인받아 결정하다 보니 이용객의 불평이 많다』고 털어놨다. 1일 가족과 함께 미국여행에 오른 신인창(31)씨는 『공항내 식당 분위기, 서비스, 가격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시간에 쫓길 때만 이용한다』고 말했다.

일본출장을 자주 간다는 박모(34)씨는 『일본 간사이공항에는 식당 등 편의시설 대부분이 15∼20평 규모이고 중소업체가 운영해 다양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맛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주차장보다 못한 공항주차장

「국내선 주차장 1일 장기 주차요금 4만원, 국제선 청사 4시간 주차요금 8,000원에 이후 20시간 무료」. 공항 청사별 주차요금표다. 장기주차를 하려는 국내선 이용객은 국제선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국내선 청사로 되돌아오거나, 수하물이 많으면 공항순환버스 정거장까지 짐을 끌고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한다.

반면 공항 인근 사설주차장 10여곳의 주차비는 하루 5,000∼1만원. 공항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해 공항주차장보다 선호도가 높다. 공항 주차관리원 민모씨는 『공항주차 요금이 비싸다는 민원에 미봉책으로 국제선 주차장 요금만 내린 채 제대로 홍보도 안해 하루 50여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재미없는 휴식공간

지난 달 23일 인도로 출국하려던 유성민(33)씨는 『출발이 8시간 지연됐지만 쉴 곳이 마땅치 않아 1청사에서 2청사로 옮겨왔다』며 『인터넷 카페 같은 시설이 있으면 이용객에게 호응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선 청사의 경우 TV비치대와 의자가 멀리 떨어져 있어 앉아서는 TV를 시청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잡지 한권 제대로 비치돼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1980년에 완공된 1청사는 휴식시설이 턱없이 모자란다.

/김태훈기자oneway@hk.co.kr

■시장판 출국 카운터

지난 해 6월 대한항공을 2청사, 아시아나항공을 1청사로 분할배치해 피크타임(Peak Time) 혼잡이 크게 줄었다는 자체 평가가 있지만, 여전히 국제선 청사 출국카운터는 시장바닥이다. 아시아나항공 장회식(張會植)서비스과장은 『출국수속 카운터를 공간활용에 대한 고려없이 한쪽 통로에 일렬로 배치해 미국, 일본으로 출국이 몰리는 오전 11시와 오후 6시 전후에는 발디딜 틈 없이 붐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측은 인천공항 국내항공사 배치도 99년 이전처럼 한곳으로 집중시켜 혼잡이 불을 보듯 뻔하다. 공항측 관계자는 『인천공항 동편 청사에 편의시설이 몰려 있고 활주로가 가까워 국내 항공사들이 선호한다』며 『진통 끝에 국적사와 외항사를 각각 다른 청사로 양분·배치했다』고 말했다. 출국카운터 혼잡방지를 위해 2년여 입씨름 끝에 이뤄낸 아시아나항공 1청사 이전의 공(功)이 물거품이 될 지경이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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