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이 총선정국에 돌입하면서 여론조사망을 풀 가동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천과정에서는 각당 공히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데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등으로 어느때보다 시비가 잦을 것으로 보여 여론조사는 공천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객관자료」로 각광받고 있다.○…민주당은 여야 3당중 여론조사 의존도가 가장 높다. 물갈이 폭을 가장 넓게 잡고 있고, 영입인사도 많아 과학적 근거없이는 공천과정에서 예상되는 당내 반발을 무마키 어렵다는 판단때문.
민주당은 우선 하루 12개 선거구까지 조사할 수 있는 당의 전화자동응답조사(ARS)설비를 활용, 주로 수도권을 커버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2개의 외부 여론조사기관에도 조사를 의뢰했는데 이 결과가 현역의원들의 교체여부에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호남지역에서는 당지지도 평균인 65%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낮은 의원들이 교체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도가 저조한 수도권의 일부 중진의원들도 물갈이 압박을 받고 있다.
○…자민련은 충청권등 공천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여론조사를 실시해 공천심사에 반영키로 했다. 총선기획단장인 김학원(金學元)사무부총장은 『일부 지역에서는 전문기관의 여론조사와 현지 여론실사 결과를 모두 참고해 당선가능성 위주로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6개월전 당시 박태준(朴泰俊)총재 지시로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 물갈이 대상 지역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은 30여개 선거구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이완구(李完九·청양 홍성)의원 등 일부 의원은 개인적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당사무처에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윤여준(尹汝雋)총재특보가 운영하는 여의도연구소산하 여론조사팀이 공천경쟁이 뜨거운 「경합지역구」나 거물급 영입인사를 배치할 「전략지역구」를 중심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초 대규모 조사를 했고, 이후 시시각각 변하는 표심을 읽기위한 조사가 수시 실시되고 있다.
중점 조사항목은 인지도, 적합성, 상대후보와 지지율 비교 등. 그러나 비용때문에 현장조사는 엄두도 못내고, 주로 ARS와 전화조사 방식에 의존한다.
한 당직자는 『여론조사 결과는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며 『더구나 서로 특별한 결격사유없는 후보간 경쟁에서는 여론조사가 공천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계성기자
김광덕기자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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