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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발목잡힌 쇼이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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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발목잡힌 쇼이블레

입력
200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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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정말 무서운 것은 거짓말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기민당 당수가 비자금 스캔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가 어렵게 됐다.독일 공영 ZDF 방송은 지난달 31일 쇼이블레가 1995년에도 군수업체 티센의 무기중개상인 칼하인츠 슈라이버를 만났다고 폭로했다.

쇼이블레는 올초 자신에 대한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자 완강하게 부인하다가 『1994년 슈라이버와 단 두번 만나 10만마르크(6,000만원)를 받았다』고만 시인했었다.

그는 문제가 다시 심각해지자 이날 ARD방송과의 회견에서 『일지를 확인해 보니 1995년에 만난 것으로 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기억하진 못한다』고 얼버무렸다.

그의 변명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5일 디 벨트지는 쇼이블레가 1997년 스캔들을 우려한 나머지 회계장부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했고, 나중에 사실로 밝혀졌다. 『나는 피해자다. 모든 것을 털어놓겠다』면서 내놓은 변명이 알고 보니 축소·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8일 집행위원회에서 쇼이블레의 변명을 믿고 그를 재신임한 기민당을 다시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기민당의 브레멘 지역 의장인 젠스 에크호프는 『그의 두차례 거짓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 기민당도 문제』라면서 『쇼이블레는 4월 당대회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 벨트지는 1일자 사설에서 『쇼이블레로부터 일말의 진실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시사주간지 슈피겔도 최신호에서 기민당의 불법자금의 출처을 위장하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는 독일인 이민자의 사망 증명서 200장을 만들어 이들이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조작했다고 추가 폭로하고 나섰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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