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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클리닉] (9) 코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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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클리닉] (9) 코골이

입력
200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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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렁 드르렁, 끄윽 끅」 옆사람이 심하게 코를 골면 너무 불안하다. 수초간 숨을 멈추었다가 다시 「푸」하고 내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코골이를 단순히 수면습관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고쳐야 할 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코골이는 목젖을 포함한 연구개(입천장과 목젖이 이어지는 부분)나 주위점막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현상. 정상적인 호흡이 안돼 산소가 폐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날 몹시 피로를 느낀다.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산소공급 부족으로 발기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목이 짧고 굵은 사람, 아래턱이 작고 뒤로 처진 사람, 비만한 성인 남성에게 많다.

단순히 소리만 요란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는 돌연사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번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그 자체로 돌연사를 일으키진 않지만,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우면 잠잘 때 입안에 틀니 비슷한 구강내 장치를 끼워 공기통로를 확보해주는 시술을 한다. 약물치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강내 장치는 치과에서 처방한다.

서울대치과병원 코골이클리닉(담당 정성창교수)이 제일 먼저 시작했고 시술 건수도 많은 편이다. 정교수는 『수술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나 코골이가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적당한 치료법』이라고 소개했다

목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에겐 이비인후과에서 목젖, 연구개, 편도선을 제거하는 외과적인 수술을 한다. 레이저로 목젖과 입천장 일부만 제거할 수도 있다.

레이저수술은 출혈이 거의 없고 간편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수술 후 70% 이상이 코를 골지 않거나 코고는 소리가 만족할 만큼 작아진다고 한다.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환자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본격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이런 환자에게 레이저는 효과가 작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

이비인후과의 코골이클리닉은 서울대병원(민양기교수), 세브란스병원(이정권교수), 고대안암병원(이상학교수) 등이 유명하다. 최근엔 목젖과 늘어진 점막에 고주파를 쏘아 치료하는 고주파 온열구개술도 시도되고 있다. 서울대 민양기교수는 『계란에 열을 가하면 딱딱해지듯이 입천장에 열을 가해 근육을 굳어지게 만드는 방법』이라며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단순 코골이 환자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신과에선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한 후 수면무호흡증으로 판명되면 산소호흡기를 착용시킨다. 환자 개인이 폐에 강제로 공기를 불어넣는 고가의 장비를 마련해야 하고 수면중 마스크를 코에 대고 있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서울대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정도언교수는 미국에서 체계적으로 수면장애를 공부하고 돌아온 권위자로 꼽힌다.

서울대치대 정성창교수는 『과거엔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으나, 최근 구강내 장치나 산소호흡기가 도입된 만큼 자신의 증상에 맞는 방법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민교수는 『코골이 환자는 내시경, 수면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정신과, 치과 등이 유기적 협진체제를 갖춘 클리닉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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