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물거래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화폐. 하지만 이제는 일일이 현금으로 계산하고 잔돈을 거슬러 받는 것마저 번거롭다. 실물화폐를 대체하는 전자화폐 등장의 이유다.전자화폐는 주화나 지폐를 대체해 소액거래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일종의 「디지털 현금」. 미리 입금해 둔 금액 범위 내에서 소액 물품 구매가 가능하며 자유롭게 양도도 가능하다. 물론 입금액이 바닥나면 언제든지 충전을 통해 잔고를 채울 수 있다. 특히 시공간을 초월한 네트워크 상에서 지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자화폐는 전자상거래 급부상에 따른 보편적 지불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 어떤 종류가 있나
3월부터는 이미 시범서비스를 마친 각종 전자화폐들이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다. 마스타카드코리아의 「몬덱스」, 비자코리아의 「비자캐시」, 금융결제원의 「K-캐시」 등이 대표주자. 시스템 구조는 각각 천차만별이지만 고객들이 사용하는데는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몬덱스는 3월부터 서울 코엑스, 제주 관광특구지역, 한양대 등의 가맹점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 유통흐름 설계가 현금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에 개인간 가치이전, 즉 물품거래 없이 개인간 전자화폐의 일정금액을 주고받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각국 통화의 호환이 가능해 외국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수수료가 적게 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자캐시와 K-캐시는 신용카드를 모델로 설계된 전자화폐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비자캐시는 비자코리아가 삼성물산과 손잡고 4월중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해 첫 상용화를 준비중이다. 금융결제원, 한국은행의 주도로 국내 금융기관들이 참여하는 K-캐시는 3월 서울 역삼동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한 뒤 하반기에 참여지역을 대폭 넓힐 예정이다.
이밖에 산업자원부는 225억원을 투자해 IC카드 방식의 개방형 전자화폐 시스템을 2004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 또 커머스넷코리아의 「아이캐시」, 이코인의 「E코인」, 나눔기술의 「아이민트」 등 전자상거래 전용 선불카드는 이미 대거 등장해있는 상태다.
■ 사용방법 및 장단점
전자화폐의 사용방법이 신용카드와 가장 다른 점은 선불방식이라는 것. 신용카드는 가맹점에서 단말기로 계산한 뒤 추후에 청구된 금액을 정산하지만 전자화폐는 미리 일정한 금액을 충전시켜 놓아야 한다. 전자화폐를 발급받아 은행계좌를 통해 금액을 충전시킨 뒤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사용액수 만큼 잔고가 줄어드는 형태. 공중전화나 가맹점 등에 설치될 충전기를 통해 언제든지 충전이 가능하다.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공중전화, 자동판매기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추후정산이라는 번거로운 절차없이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 신용카드처럼 해킹이나 신용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없다. 양도나 거래과정에서 위·변조가 불가능해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돈세탁과 비자금 조성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사용한도를 20만-30만원으로 못박아 뒀기 때문에 고액거래에는 다소 불편이 뒤따른다. 또 몬덱스카드의 경우 개인간 자금이체가 가능하지만 국내 법으로 이를 금지시켜 놓은 것도 자유로운 이용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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