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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명공학 안전 할일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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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명공학 안전 할일많다

입력
2000.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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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국제규범인 「생명공학 안전성에 관한 카르타헤나 의정서」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최근 채택됐다. 이 규범이야말로 근년에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수출입을 규제하는 국제법으로 자리잡게 된다. 작년의 유전자콩 두부파동을 생각할 때 정부, 소비자, 식품업계를 비롯, 모든 국민에게 미칠 영향은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다.지난 5년간 이 규범의 채택을 가로 막았던 난제는 바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수입을 규제하려는 EU 및 개도국의 주장과 미국등 수출국의 주장이 좀체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던 점이다. EU, 한국, 일본등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표시가 중요한 국내 이슈였지만 이런 조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국이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유전자변형 식품을 분리처리해 줘야 한다. 이번 협정이 채택된 것은 미국이 그 가능성을 애매하게나마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콩과 옥수수등 농산물을 미국에서 대량으로 수입해오는 우리에게는 자신의 식품이 유전자변형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그러나 길만 열렸지 지금 당장 유전자 변형농산물을 우리 마음대로 규제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국제협약이 그렇듯이 50개국 이상의 비준과정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되는 데다, 발효후 2년동안 유전자변형과 관련된 명기사항을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우리가 먹는 농산물이 유전자변형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게 되려면 4, 5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도 이제 더 이상 국제사회의 압력을 거스르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 우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 국제규범이 단순히 식품만 규정하는 국제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규범상의 LMOs(Living Modified Organisms)라는 용어가 말해주듯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만든 유전자 변형 생물체의 국가간 이동을 규제하는 조항이기 때문에 글로벌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는 이 국제법이 갖는 포괄적인 의미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 의정서채택으로 정부가 할 일은 무겁다. 부처간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LMOs 관련 법률 및 행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또한 이 분야가 지극히 기술지향적이기 때문에 기술과 인력에 대한 정부의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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