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국내 도전자 최규철과의 1차방어전을 무사히 치른 WBA(세계권투협회)슈퍼페더급 챔피언 백종권의 2차방어전 경기장소가 공개입찰로 정해질 전망이다. 공개 입찰이라면 으례 건설공사 수주때나 있을 법한 단어지만 프로복싱에서는 엄연히 공식적인 중재방안으로 활용된다.이미 WBA는 백종권에게 4월까지 호엘 카사마요(쿠바)와 지명방어전을 가질 것을 통보해놓은 상태. 카사마요의 매니저인 봅 애럼(미국)도 백종권이 속한 숭민프로모션에 「12만달러(약 13억원)를 줄테니 라스베이가스에서 경기를 갖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숭민측은 『적지에 가면 시차적응도 부담되고 심판판정, 응원 등 모든 여건에서 불리할게 뻔하다』며 『카사마요측이 제시한 금액이 많지도 않은데 구태여 미국까지 갈 필요는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때문에 웬만한 조건이라면 아예 정상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는 국내에서 경기를 갖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경기를 가지려면 카사마요측이 제시한 금액 이상의 대전료를 지불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또 돈 킹과 함께 미국프로복싱의 양대산맥인 봅 애럼은 카사마요를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안달이 나있는 상태.
때문에 앞으로 양측이 여러차례의 협상과정을 통해 타협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파나마의 WBA사무실로 가야한다. 이곳에서 각각 희망하는 경기장소와 대전료를 제시하는 공개입찰을 벌이는데 높은 금액을 써낸 측이 주최권을 갖게 된다.
과거 챔피언과 도전자측의 조건이 맞지 않아 공개입찰까지 간 경우는 간혹 있다. 최용수는 베네주엘라 선수와 공개입찰끝에 서울에서 경기를 가져 타이틀을 방어했다. 특히 공개입찰에서 패해 미국까지 가서 승리하고 돌아온 선수가 아직까지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이 백종권이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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