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담배가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경제위기가 회복되면서 수입담배의 시장점유율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때를 같이 해 수입담배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재시동을 걸었다.미국 담배공급업체 BAT(British American Tobacco)는 일부 일간지의 31일자 1면에 『2월1일부터 새로운 「켄트 슈퍼 라이트」를 갑당 1,300원에 판매한다』는 「공고」를 일제히 게재했다. 담배판매 광고는 금지돼 있지만 신상품 출시때 가격 공고를 해야한다는 현행 담배사업법의 조항을 이용, 사실상의 「광고」를 한 셈이다.
문제는 BAT측의 공고가 수입담배업체들이 최근의 환율하락 등에 힘입어 가격을 낮추면서 본격적인 한국시장 재공략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는 점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켄트 슈퍼 라이트의 경우에도 포장을 「소프트팩」으로 바꾼 것일 뿐이어서 사실상 기존 가격(1,600원)에서 300원(18.8%)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가격인하 움직임은 여타 수입담배 업체에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담배의 시장잠식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1996년 11.0%, 1997년 11.2%를 유지하다 IMF위기를 맞으며 1998년 4.9%로 급락했던 수입담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6.5%로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특히 지난해의 월별 점유율이 연초 5%대에서 11, 12월에는 7%대를 기록하는 등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에 수입담배업체들이 가격까지 낮출 경우 국내시장 잠식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품질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