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의 공천반대명단 발표를 두고 공산주의적 발상이니, 인민재판식이니 하는 비판이 많다. 이런 말로 정치권 물갈이를 거부하는 정치인들은 과거에도 위기에 몰릴 때마다 비슷한 말을 해왔다. 지금은 지극히 정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민주화 운동도 1960∼80년대에는 공산주의라고 매도됐다.자기를 곤란하게 하는 사람은 모두 공산주의식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는 단순 논리는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 통하지 않는다. 뇌물 받은 것을 문제시하고 독재정권에 참여했던 과거를 비판하는 것을 그렇게 매도한다면 헬무트 콜을 물러나게 한 독일 시민들은 모두 지독한 공산주의자가 아닌가. 이번에 문제가 된 정치인은 시민단체를 고소하고 TV에 나와 고함을 질러댈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박태수·서울 성북구 성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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