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리 애거시(미국)가 새천년 첫 그랜드슬램 왕좌에 올랐다.앤드리 애거시는 30일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서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를 3-1(3-6, 6-3, 6-2, 6-4)로 제압, 생애 6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컵을 차지했다.
호주오픈 우승은 1995년에 이어 두번째. 애거시는 로드 레이버(호주)가 4개의 그랜드슬램대회를 석권한 1969년 이후 최초로 4연속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진출한데다가 피트 샘프러스(미국)에게 내준 윔블던은 제외하고 프랑스오픈, US오픈과 함께 3개의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애거시는 호주오픈 우승으로 48만5,000달러의 상금을 거머쥐면서 개인통산상금 2,000만달러에 근접하게 됐다.
애거시는 대회 2연패(連覇)를 노리는 카펠니코프에게 첫 세트를 내줬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드롭샷은 날카로워졌고 스트로크에도 힘이 들어갔다. 세계 1, 2위가 겨루는 그랜드슬램 결승으로 많은 관심을 끈 이 날, 애거시는 연인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지켜보는 가운데 1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애거시는 힘있는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앞세우면서도 간간이 정교한 드롭샷으로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카펠니코프를 당황케했다.
애거시는 결승진출까지 마크 필리포시스(호주), 피트 샘프러스 등 힘겨운 상대들과 일전을 치러야 했다. 사실상 결승과 다를바 없었던 피트 샘프러스와의 준결승, 풀세트 접전끝에 라이벌 샘프러스를 꺾어 자신만만하기도 했다. 왕년의 테니스스타 존 맥켄로는 『애거시의 경기는 꿈만 같다. 침착한데다 자신감마저 넘친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단식결승에서는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가 2-0으로 승리, 세계 1위 마르니타 힝기스(스위스)의 4연패(連覇)를 저지하고 패권을 차지했다.
데이븐포트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1998년 US오픈, 이듬해 윔블던에 이어 세번째. 데이븐포트는 이날 허벅지부상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파워 스트로크로 1시간5분만에 경기를 마치며 8번째 도전만에 호주오픈 정상을 밟았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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