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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여초등생 납치 '9년간 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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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여초등생 납치 '9년간 사육'

입력
2000.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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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을 납치, 9년동안 방안에 가두고 「사육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본 열도를 흔들고 있다.28일 극적으로 구출된 여성(19)은 1990년 11월 니가타(新潟)현 산조(三條)시에서 하교길에 무직 남성(37)에게 납치된 이래 9년2개월동안 가시와자키(柏崎)시의 남자집 2층방에 갇혀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목조 2층 단독주택 1층에는 남자의 홀어머니(70)가 살고 있었으나 『아들이 무서워 한번도 2층에 올라가 본 적이 없어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밝히고 있다. 또 납치된 여성도 이날 처음으로 남자의 홀어머니를 대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남자는 학교 시절부터 주먹을 마구 휘둘러 주위에 친구가 없었다. 1981년 공고 졸업후 자택 인근의 부품 가공회사에 취직했다가 몇달만에 해고된 이후 이상행동이 표면화하면서 어머니에게조차 폭력을 휘둘러왔다.

보험회사에 다니며 외아들을 키워온 어머니는 『아들을 입원시키라』는 이웃사람의 충고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1989년 6월 가시와자키시에서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을 공터로 끌고가 추행하려다 경찰에 붙잡힌 사건 이래 이 남자는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해왔다.

남자의 집은 납치 현장에서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또 바로 옆에 어린이 공원이 있는 등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다. 여성이 감금된 2층방은 애초에 밖에서 훤히 들여다 보였으나 납치사건 이래 자동차 유리용 필름으로 외부와 차단됐다. 지난해 말에도 사진이 든 전단을 돌리는 등 경찰의 끈질긴 수배에도 마땅한 제보조차 없었던 것도 이런 완벽한 고립 때문이다.

영화 「콜렉터」를 연상시키는 끔직한 사건은 정말 우연하게 막을 내렸다. 28일 남자가 폭언과 함께 극심한 폭력을 휘두르자 어머니는 병원 정신과에 전화를 걸어 대책을 호소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2층의 남자방에서 겁에 질린 초췌한 모습의 여성을 발견, 함께 병원으로 데려갔다. 연락을 받은 경찰이 병원에 출동, 신원을 조회한 결과 9년전 실종사건의 주인공임이 드러났다. 여성은 달려온 부모의 얼굴을 금세 알아보고 눈물의 재회를 했다. 오랜 감금생활로 다리가 허약해 제대로 걸음을 옮기지 못할 정도이고 정신적인 장애도 우려돼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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