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자민련이 완전히 갈라서서 민주당-자민련-한나라당 3자 구도로 총선을 치를 경우 민주당에 유리한가 불리한가. 최근 민주당과 자민련의 균열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안팎에서는 자민련과의 결별 득실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불리론
자민련과의 결별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쪽은 총선승패가 걸려있는 수도권에서 호남 대 비호남구도의 형성 가능성을 가장 염려한다. 3,000표 이하의 표차로 승부가 갈리는 곳이 많은 수도권에서 충청지역출신 유권자 표의 이탈은 민주당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민련이 후보를 내서 충청표를 흡수해 주면 오히려 민주당에 나쁠 것이 없지만 후보를 내지 못하는 지역이 문제라는 것이다.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충청표가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충청표의 대부분이 한나라당쪽으로 넘어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예가 최근에 실시된 인천 남동구청장 보선인데 충청출신 투표자중 60%이상이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민련과의 결별로 기대되는 개혁성향표와 20~30대 젊은층 표의 결집은 불확실하다. 그래서 불리론자들은 자민련과의 결별로 확실한 「현찰」인 충청표를 놓치고 기대수익이 매우 불확실한 「채권」인 개혁성향표에 승부를 거는 형국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시민단체 선거운동의 반사이익이 거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요즘처럼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 여론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도 정치신인들이 선전하는 경향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민련과의 결별은 고질적인 지역할거구도를 재현시킬 것이며 이것은 민주당과 자민련 양측에 이익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유리론
자민련과의 결별이 총선 구도에 유리하다고 보는 측은 우선 원래 민주당 지지기반의 회복과 개혁성향표의 결집효과를 꼽는다. 4월 총선의 전체적인 흐름이 보수-진보 구도로 가면 자민련과의 공조로 초래된 정체성 혼란으로 가출했던 「집토끼」들이 되돌아 온다는 것이다.
보수-진보 구도는 또 총선에서 DJ정권의 중간평가 의미를 희석시킴으로써 DJ임기 전반기의 각종 악재로 촉발됐던 극심한 민심이반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시민단체의 선거운동 흐름을 타기가 용이해진다는 견해도 있다. 4월 총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시민단체를 우군으로 만들 경우 20~30대 젊은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자민련과의 연합공천 부담에서 벗어나는 이점도 있다. 자민련과의 선거공조를 할 경우 수도권에서 상당한 지분의 양보가 불가피하지만 결별하면 참신한 영입인사를 배치해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 수가 있다는 것이다.
자민련과의 결별은 결국 1여다야의 구도를 의미하는데 이 경우 여권 고정표를 독식할 수 있다는 것도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집권당의 위기론이 부각돼 안정희구세력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민련이 야성을 회복하면 충청지역에서 의석 석권이 가능해지고 나아가 영남지역에서도 당선자를 낼 수 있게 돼 총선 이후의 정국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 전망
여권내에서는 현재 양기류가 다 존재하지만 점점 자민련과의 결별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견해가 대세를 형성해가고 있다.
최근 민주당이 자민련과의 갈등해소 및 공조회복 노력에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은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민주당과 자민련이 수도권지역의 연합공천을 통해 선거공조를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계성기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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