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사람들] "전통도 이젠 틀을 깨야지""전통적으로 전해오는 틀에 박힌 오뎨만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도예의 세계화에 눈을 떠야 합니다"
도자기벽화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개발, 세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도예가 조무호(64)씨는 도자기 디자이너라는 특이한 직업에서 출바르 도자기 예술의 다양화를 시도하는 독보적인 인물이다.
그가 관심을 갖고 제작중인 도자기벽화는 모양을 둥글게 만드는 것만이 도자기라는 고정 관념에서 탈피, 납작하게 초벌구이한 흙판에 특수 안료로 그리을 그려 넣고 가마에서 구워낸 작품으로마치 한편의 유화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조씨가 도자기벽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을 서울 올림픽이 치러진 88년부터.
조씨는 "한국하면 고려청자를 떠올릴 정도로 찬란했던 우리의 도자기 역사는 점점 쇠락해가는 반면 우리의 조상에게서 비법을 전수받은 일본의 도자기는 세계적인 작품으로 인정받는 현실에서 더 이상 전통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조씨는 "20여년 동안 만들어온 전통적인 도자기 굽는 기술을 잠시 접어두고 도자기벽화 연구에 몰두, 기존 도자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의 도자기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때 응용미술과를 전공한 그의 뛰어난 그림솜씨에 20여년간 터득한 소성 기술을 통해 일반 멱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불변의 색상을 유지하게 됐으며 화려한 색채감은 단촐한 색상만이 진정한 도자기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렴을 과감히 깨뜨렸다. 조씨는 "이들 작품은 섭씨 1,300도의 고공네서 구워 내기 때문에 색상변화가 없으며 이 온도에서 도자기를 구워내는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세종대왕어진, 십장생도, 설악산 장군봉 천불동계곡 등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가 만든 작품은 지금까지 1,500여작품이며 도자기벽화만 300여접에 달한다. 1994년 제작한 지름 110cm크기의 춘하추동을 표현한 4개의 접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접시로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을 정도다.
1997년 10월 작업장이 있는 경기 여주에 자신의 호를 딴 '석봉도자기미술관'을 설립, 작품제작과 전시를 하고 있으며 현재 여주대 도예과에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여주=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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