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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화두는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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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화두는 '인터넷'

입력
200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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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들의 정상회담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제30차 연례회의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돼 6일간의 대토론에 들어갔다.「새로운 시작 : 차별화」를 주제로 한, 뉴밀레니엄의 첫 다보스회의에는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문화·학술·언론계 지도급인사 3,000여명이 참석, 21세기 신질서를 모색할 예정이다. 세계화, 인권과 환경, 미 경제 호황의 지속여부와 아시아 경제의 미래, 유전자 혁명과 질병 문제 등이 의제에 포함돼 있다.

이번 회의는 이미 개막과 동시에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산업의 전망에 관한 보고서와 관련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야심찬 사업계획 등이 발표되는 등 21세기 변화를 가늠하는 장(場)으로 부상한 상태. 하지만 지난달 미국 시애틀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담을 무산시킨 비정부기구(NGO) 등이 대규모 시위를 준비중이어서 시애틀 혼란의 재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경의 삼엄한 경비속에 개막된 회의에서 WEF 설립자이자 의장인 클라우스 슈왑은 『우리가 이번 회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사회·인권·환경 차원의 강력한 통합』이라며 『수년동안 해 왔던 것처럼 우리는 세계경제의 양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WTO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다보스에서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비공식 통상장관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역시 경제분야. 28일 논의된 시장개방 확대, 세계 금융충격 완화방안, 21세기 국가 및 중앙은행의 역할 등이 큰 관심을 모았다. 최근 핫이슈로 부상한 정보격차와 빈곤문제도 빠뜨릴 수 없는 사안.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IBRD)총재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정보기술의 활용을 널리 확산하는 것이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며 『빈곤을 퇴치하는데 기술산업의 지도자들이 지식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해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회의장 주변에선 각국 기업인들의 빅딜협의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보스회의 참석자들은 그야말로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이 망라돼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 등 30개국 정상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 스티브 케이스 아메리카온라인(AOL)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사장 등 디지털혁명의 주역들, 그리고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회장, 윌리엄 클레이 포드 주니어 포드회장, 필립 콘디트 보잉회장 등 경제 거물들이 참석한다.

크리스티앙 쇼테 프랑스 재무장관과 에른스트 벨테케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등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울펜손 IBRD총재,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부총재, 마이크 무어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 한다.

이에 따라 예년처럼 말의 성찬도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모하메드 마하티르총리는 아시아 경제위기와 관련, 미국과 IMF를 싸잡아 비난해 화제를 모았다.

내달 1일 사임하는 조셉 스티글리츠 IBRD부총재는 다보스회의 참석에 앞서 27일자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빈국들의 이익이 수많은 국제회의에서 적절하게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민영화 계획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자산을 없애고 있다』며 IMF 처방 등을 비판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다보스회의란…

세계경제포럼(WEF) 총회는 독일의 클라우스 슈왑 교수가 국제화시대에 대응하는 기업경영전략을 논의하기위해 1971년 유럽지역 최고경영자를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로 초청하면서 시작됐다.

출범 당시에는 유럽경영포럼으로 불렸으나 이후 회의 의제를 정치와 사회 등 비경제 분야로 넓히고 1979년 국가별 경쟁력 보고서를 발표하면서부터 주목을 받았다.

매년초 내노라하는 경제계 거물들이 참석, 「재계 현인회의」로 통한다. WEF는 1992년부터 100여명의 「미래의 세계지도자」를 선정·발표하고 있는데 올해 국내에선 김민석 의원이 포함됐다.

다보스 회의장에선 1989년 남북 각료급 회담, 1990년 헬무트 콜 서독총리와 한스 모드로프 동독 서기장 회담 등 정치적 이벤트와 대기업간 인수·합병(M&A) 등도 열리면서 관심도 커졌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대기업과 미국이 회의를 주도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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