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에게는 공동 여당의 파열음을 한껏 즐기는 분위기다. 『JP 팽(烹)』, 『DJ의 차도살인(借刀殺人)』 등의 성명·논평을 내며 줄기차게 공동여당의 갈등을 부채질해대고 있다.한나라당은 양당 균열의 폭이 크면 클수록 수도권 승부가 유리해 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여야간 박빙 승부처가 많은 수도권에서는 충청표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때문이다.
전략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건상 자민련은 수도권에서 후보를 못 내거나 내더라도 당선 가능성은 별로 높지않다』며 『따라서 수도권의 충청표는 결국 「DJ와 반 DJ」로 갈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 남동구청장 보선에서 충청 출신 유권자의 68%가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다는 것은 4월 총선에서 충청표의 향방을 알려주는 선행지표』라고 덧붙였다.
물론 충북을 포함한 일부 충청권에서 『15대 때처럼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JP가 김영삼 전대통령에게 「팽」당한 뒤 거세게 일었던 「녹색 바람」을 지적하는 것. 이와 함께 전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의 「위기감」이 한껏 높아지면서 표의 결집력이 더 강해질 개연성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잃는 것 보다는 수도권에서 얻는 것이 아무래도 더 크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계산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지도부가 가장 걱정하는 대목은 선거 막판에 2여 공조의 틀이 복원되는 것. 이 경우 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의 틈입이 차단되고, 수도권에서는 충청표가 민주당쪽으로 돌아 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